<한은 외환보유액 달러 비중 축소, 中.日과는 입장 달라>
- 한.중.일, 외환보유액 달러 보유 스탠스 '제각각'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성규기자= 최근 세계 금융시장은 한국을 포함한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국의 외환보유액 투자 대상 통화 다변화(달러화→기타 통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과 달리 중국과 일본은 워낙 외환보유고 규모가 천문학적인 데다 이들 양국이 움직일 경우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워낙 커서 달러화 비중을 축소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정설이다.
4일 외환당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에따라 한국과 중국, 일본의 외환보유액 운용에 있어 달러 보유 스탠스가 각국의 입장이며 처한 여건에 따라 보유고의 운용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외환보유액의 투자 대상 통화 다변화 정책 결정에 있어 중국과 일본보다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반면, 중국과 일본은 경제적 논리 외에 정치적 문제까지 어우러지면서 달러화의 비중 축소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전했다.
따라서 한.중,일 중 외환보유고의 달러 비중의 축소와 관련해서 전략적으로 움직이기에는 한국이 중국과 일본보다는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이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의 한 관계자는 "한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투자 대상 통화 다변화 움직임은 달러화 하락에 따른 리스크 관리 차원이지만, 중국과 일본이 한국처럼 달러화 가치 하락 리스크를 회피하려고 투자 대상 통화를 달러화가 아닌 기타 통화로 다변화할 경우 얻는 실익은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일본의 외환보유액에 있어 달러 보유 스탠스는 지금까지 나온 자료들을 종합하면 한국과 어떻게 다른지 확인해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중국의 외환보유액 증가 상황= 먼저 중국은 對미국 무역수지 대규모 흑자로 달러를 쌓고 있는 나라다.
중국은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보유 비중이 작년 기준 75%를 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앞으로도 달러화 매입과 미국 재무부 증권 투자를 계속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이 외환보유액 투자 대상 통화 다변화에 대해 적극적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은 달러화 가치 하락과 미국의 금리 인상(채권값 하락)으로 평가손이 예상 됨에도 불구하고 외환보유액에서 달러화 비중을 좀처럼 줄이지 않고 있다.
이는 중국의 폐그제환율제에서 그 이유를 찾아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서울주재 외국계 IB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고정환율제나 다름없는 현행 페그환율제(약간의 변동은 용인하지만 사실상 환율을 묶어놓은 것)를 적용하고 있는 나라"라며 "때문에 달러화를 자국통화로 가치 평가했을 때 손실이 발생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따라서 "마땅히 중국은 미국 국채 등을 팔아 달러화 보유 비중을 줄일 만한 절실한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미국으로부터 무역수지 불균형 논란에 휩싸여 있는 마당에 미 국채 등을 팔아 달러 보유 비중을 줄인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운 게 중국 내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 중국과는 사정이 다른 일본= 일본 외환보유액에서 달러화 비중이 좀처럼 줄이지 못하는 이유는 외환보유액 운용의 이원화 구조 때문이다.
일본의 외환보유액은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와 시장 개입에 의해 대부분 축적된
것이나, 90년대 들어서는 일본의 외환보유액 증가분 중 대부분이 환시장 개입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일본의 외환보유액 운용은 해외 투자를 통한 수익성 제고 보다는 환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본의 경우 환시장 개입분에 대한 외환보유액 운용은 대장성이 맡고 있다.
여타 해외 투자 관련 외환보유액 운용은 중앙은행(BOJ)이 관여하고 있다.
이 같은 일본 외환보유액 운용의 이원화 구조는 상호견제의 메커니즘을 작동시켜, 쉽게 보유 통화를 다변화 결정을 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이밖에 일본 정치권 내 '미국 해바라기' 풍토 역시 외환보유액 투자 대상 통화에 다변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 달러 축소 전략 등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국제금융시장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4월말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2천63.8억달러, 3월말 기준 일본은 8천377억달러로 가장 많은 외환보유액을 나타내고 있으며, 중국이 6천591억달러로 뒤를 잇고 있다.
s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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