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 절상 오보..그리고 미디어 리스크>
  • 일시 : 2005-05-12 10:02:33
  • <위안 절상 오보..그리고 미디어 리스크>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위안화 절상 오보와 이에 따른 외환시장의 움직임은 금융시장 시스템에 상존하고 있는 미디어 리스크를 단적으로 보여줌과 동시에 인민은행의 의도가 담겨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인민일보는 11일 오후 아시아 지역 외환딜러들이 속속 자리를 비우기 시작한 시점에 '다음주 중국과 미국 관계자들이 회담을 갖고 향후 1개월 안에 위안화 등락폭을 현행 0.3%에서 1.26%로, 1년 이내 6.03%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영문 인터넷판에 게재된 이 보도는 한국 시간으로 미국의 경제전문 통신인 블룸버그를 통해 전 세계에 타전, 아시아 각국 통화가치를 급격히 끌어 올렸다. 외신 보도가 전해진 직후 홍콩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는 이날 달러당 7.8165위안으로 출발했던 1년물 위안화 선물 가격이 달러당 7.7749위안으로 급락했고 달러-원과 달러-엔 등 역내 주요 통화가 일제히 급등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늦은 시간까지 딜링룸에 남아있다가 인민은행의 위안화 재평가 보도를 접하고 우연치 않게 대어를 낚았다고 환호하던 외환 딜러들 얼굴에는 이내 사색이 감돌았다. 오후 6시를 전후해 '위안화 환율과 관련된 새로운 정보가 없다'는 인민은행의 발표가 나왔고 30분쯤 뒤에는 중국 중앙은행 대변인이 직접 나서 '인민일보의 위안화 관련 보도가 실수인 것같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딜러들은 곧바로 역내 통화 매도에 나섰지만 일부 딜러들은 이미 역내 통화에 지나치게 과도한 포지션을 구축한 후였고 어떤 딜러들은 이미 매도 타이밍을 놓쳤다고 탄식했다. 한 외국계 딜러는 인민일보의 오보가 공교롭게도 중국과 미국 금융당국이 9일 워싱턴에서 환율 관련 협상을 가진 직후 나와 파장이 컸다면서 일부 딜러들의 손실은 금융시장내 미디어 리스크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中 언론 잇따른 '앞장서기'식 보도= 당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전일 중국이 10년만에 처음으로 위안화 고정환율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영문 인터넷판을 통해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과 미국 관리들이 다음주 회합을 가진 후 1개월과 1년의 기간을 두 고 위안화 등락 허용 범위를 1.26%로 확대한 후 6.03%로 추가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 혔다. 중국증권보도 지난달 29일 상업은행 개혁 심화와 외환시장 여건 등을 감안할 때 중국이 위안화 환율 조정 조치를 공개할 여건이 무르익은 것으로 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국영 금융지인 증국증권보는 이날 1면 논평을 통해 이같이 밝히는 한편 가 장 중요한 문제는 언제 해당 조치를 취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하는 것이라고 설명 했 다. 이 신문은 그러나 당국이 단기간내에 변동환율제를 채택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 는다면서 그러나 위안화가 보다 넓은 범위에서 움직이게 할 준비는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신문은 확대된 범위는 10% 이내가 될 것이지만 이는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의미 한다는 것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익명으로 처리된 중국 금융권 전문가를 인용, 단기간내에 위안화를 자유 롭게 움직이도록 허용하는 조치는 자연스럽게 위안화 가치를 절상케 하는 결과를 가 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순한 해프닝인가= 인민일보 영문판에는 문제의 기사가 삭제됐다. 베이징에 주재하고 있는 한국은행, 우리은행, 주중대사관 등의 관계자들도 인민일보 인터넷을 샅샅이 검색했으나 기사를 찾지 못해 서로 확인전화를 하는 등 허둥댔다. 주중대사관의 김두현 재경관은 "인터넷에 한때 올려졌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그 동안의 관행으로 볼 때 단순한 실수로 기사가 올려졌다면 곧바로 삭제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은행가도 마찬가지였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변동폭이 미리 예고되는 환율조정은 상식 밖이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으며 외환딜러들은 인민은행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도 했다. 한 국내 은행 지점장은 환율이나 금리를 예고하고 조정한다는 것은 투기꾼을 불러모으는 행위라면서 예고된 조정은 재정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한국은행도 위안화 절상 관련 보도를 했던 인민일보가 이 기사에 대해 해명한 만큼 종전 보도 내용대로 다음주중 위안화 등락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결정한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中 당국의 의도된 해프닝(?)= 외환시장 일각에서는 그러나 중국 언론들의 일련의 `앞장서기식' 보도를 단순한 실수로 보기는 어려우며 모종의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이 위안화 평가 절상과 관련해 경제적, 실무적 준비를 마치고 단행 시기를 놓고 고심하고 있음이 거의 정설로 굳어지고 단행 시기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보도가 나온 데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중국 금융 당국이 환율 변동폭을 일단 2~3% 정도 넓힌 후 1 년 정도 시차를 두고 5%가량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최근 위안화의 1년물 가격이 6%가량 오른 상태다. 지난해 초만 해도 절상설이 불거지면서 1년물 가격이 5.1% 정도 절상됐으나 지 난해 6월께는 2.5%로 떨어지는 등 절상 기대감에 따라 1년물 가격이 큰 진폭을 보이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도 환율 절상에 대한 공감대는 어느 정도 형성되고 있으나 중국당국이 수차례 밝혔듯이 외부의 압력에 굴하는 모습으로 절상을 할 수 없으며 투기세력이 이익을 볼 수 있도록 하지 않겠다는 의지는 뚜렷하다. 금융시장에서는 노동절 연휴를 앞둔 지난달 29일 중국 정부가 일시적으로 환율변동폭을 확대할 때도 "시장의 반응을 테스트하기 위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중국이 달러화 외에 주요 통화의 외환거래를 허용하는 5월18일이 환율 절상시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어 이번 사건도 단순한 해프닝으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한 중국 전문가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중국은 집단지도체제이고 환율 정책은 국가 중대사이기 때문에 집단 지도체제의 완전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논리이다. 이 논리에 따르면 지도자의 일부가 외유 중인 5월 중순에는 전격 단행이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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