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더 이상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던 한국은행이 달러화가 급락세를 보이자 당초 입장에서 한발 뒤로 물러섰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 보도했다.
신문은 외환 거래자들을 인용, 박승 한은 총재가 FT와의 인터뷰에서 환시에 개입치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19일 아침 달러화표시 자산을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 총재는 지난 18일 인터뷰에서 "한국은 국가 신용도를 담보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외환 보유액이 추가로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FT는 박 총재가 인터뷰 당시 '이같은 발언은 한은이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개입치 않을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그간 원화 가치 상승을 저지하기 위해 달러화를 대거 매수해 왔으며 현재 세계에서 네번째로 많은 규모인 2천6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구축하고 있는 상태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원화는 그러나 이같은 대규모 환시 개입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간에 걸쳐 달러화에 대해 30% 급등했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17%의 높은 상승률을 나타낸 바 있다고 FT는 밝혔다.
신문은 그의 발언이 18일 뉴욕환시에서 원화의 대(對) 달러 가치를 급격히 상승케 했으며 아시아 환시 개장 직후 999.5원까지 끌어 올렸으나 이후 반락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19일 박 총재 인터뷰 인용 내용은 정확했다고 확인했지만 성명을 발표, 총재 발언에 대한 오해가 있었다고 밝혔다고 FT는 전했다.
한은은 외환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특히 투기세력이 근거없는 보도를 악용, 유입될 경우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은은 지난 2월 외환보유액 다변화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 달러화 급락을 초래한 바 있는데 한은은 그 다음날 달러화를 매도하고 있지 않다고 말을 바꾼 바 있다고 FT는 상기했다.
한편 분석가들은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한은이 외환시장 개입을 지속할 이유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HSBC는 전통적 또는 비정통적 척도를 통해 분석할 때 한국을 포함한 일부 아시아 국가들은 당분간 충분한 수준 이상의 외환을 보유할 것으로 본다며 이같은 관점에서 한은이 이를 인정한 것은 놀라울 것이 없다고 밝혔다.
HSBC는 그러나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원화 강세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정책 당국은 추가적인 외환보유액 구축을 통해 이를 둔화시키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문은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달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2천억달러 수준이면 충분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으나 19일에는 외환시장이 불안정안 모습을 보이면 당국은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서울에서 개최된 한 컨퍼런스에 참석한 한 부총리는 "투기 세력의 움직임과 과도한 환율 등락이 관측되면 정부는 한은과 협력해 이를 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