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억의 월요전망대-③> '최중경' 가고 '권태균' 오고
(서울=연합인포맥스) 재경부에서 금융시장이라는 '배틀 필드'와 직접 맞닥뜨리는 부서 가운데 가장 긴장감이 흐르는 곳은 역시 국제금융국이다.
IMF를 겪으면서 국제금융국장의 역할은 엄청나게 막중해졌다.
일선 사령관인 국제금융국장의 '일' 영역이 넓지만 그 중에서 역시 '원화' 환율의 안정을 지키며 시장과 대치해야하는 일은 가장 중요한 임무다.
▲ 고독감 느끼게 하는 최일선 지휘관 자리= 이 자리는 시장이 열리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직책이다. 장 마감 이후에도 간밤에 뉴욕과 국제금융시장의 흐름을 24시간 챙겨야하고 대응 시나리오도 늘 머릿속에 갖추고 그리고 있어야 한다. 국을 책임지고 있는 입장에서 환율정책과 관련, 장관에게 설명도 해야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설득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청와대나 관련 부처의 시시콜콜한 호출과 문의, 한국은행과의 정책 조율, 각종 경제단체와 경제연구소의 환율 정책 비판,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수출과 수입 기업들의 쏟아지는 비난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국회의원들까지 나서서 환율정책의 공과에 대해 포폄하기 시작한 만큼 이에 대한 대응 논리도 늘 준비해야한다.
인포맥스를 위시한 온라인 금융통신의 기자들의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전화에도 늘 시달려야하는 것은 양념이다. 이들 온라인 기자들은 얼마나 집요한가.
종이신문이나 방송들은 관심도 가지지 않는 환율 향방에 대해, 눈빛으로 표정으로까지 읽으려고 수시로 방으로 쳐들어 오고, 심지어는 하지도 않는 말을 지어내어 예단하는 기사를 '시사'했다는 '워딩'으로 써대기도 한다.
이들이 쓴 기사가 시장에 실시간으로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이들에게 '아' 다르고 '어' 다른 시장 코멘트의 차이를 입이 아프지만 반복해서 해명도 해줘야 한다.
이뿐이랴. 포지션을 잘못 잡아 돈 잃게된 딜러들이 강도 높게 힘있는 요로를 통해 비판을 해대는 일은 화가 날 지경이다. 사무관과 외화자금과장이 시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지만 시장개입의 최종 결정은 국장이 행사한다.
사정이 이러니 국제금융국장이라는 자리는 부임 이후 하루라도 발 뻗고 잘 수 없다. 머리털이 늘 쭈뼛거리는 하루를 보내는 자리이다.
행정부내에서 매일 매일 이처럼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정책을 책임지는 자리도 없다.
▲ 당국자 교체됐으니 분위기 바뀌나 = 지난주에 지난 2년여간 외환정책을 진두 지휘했던 최중경 국제금융국장이 8월달에 세계은행(WB) 이사로 부임하게 되면서 후임에 권태균 비서실장이 새로 왔다.
최중경국장은 개성이 뚜렷한 관료였다. 그의 시장 개입 스타일은 인포맥스가 한때 명명해서 시장에 회자됐듯이 '최중경식 공포' 그 자체였다.
이러다보니 최국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가진 것은 대한민국 관료로서 자존심과 명예' 뿐이라고 주장하며 거리낄 것 없는 당당함과 단호함을 보여준 외환정책에서는 반드시 최중경식이 필요하다는 좋은 평가를 하는 쪽과, 한편에서는 무리한 개입의 역효과로 인한 많은 비용을 치르게 한 과유불급의 환율정책은 실패였으며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아쉬움의 지적도 함께 나온다.
그에 대한 평가는 결국 환율정책이 전체 경제정책에 어떻게 기여했는가 하는 평가가 나와야 가능하며, 이러한 차원에서 한국경제의 향후 공과에 따라 역시 여전히 엇갈릴 여지를 남겨 놓고 있는 미완이다.
새로 부임한 권태균 재정경제부 신임 국제금융국장은 지난 2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임자의 시장 평가를 의식한 탓인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정책의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환시장이 불안심리로 '쏠림 현상`이 발생할 때는 안정을 위한 조치를 단호하게 취하겠다. 그러나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결정되며 시장을 존중하고 시장 친화적 정책을 펼쳐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만능 스포츠맨이며 소탈한 외모의 원만한 대인관계를 가지고 업무에 관한 한 누구보다 의욕적이라는 새로 온 그가, 벌어지는 조그만 현상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주위의 의견을 경청하고 연구하는 스타일인 그가, 앞으로 서울환시의 분위기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금융.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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