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억의 월요전망대-③> 강남 어느 유명 의사의 환율 고민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번주도 서울외환시장의 전망을 하기보다는 가벼운 환율관련 신변 잡기를 하나 해본다.
지난주에 압구정동에서 개업을 하고 있는 유명한 성형외과 병원장 A씨를 만났다. 통상 병원을 운영하는 병원장들은 의사라기보다는 경영자이기에 경제에 대한 식견이 전문가 수준 이상이다.
그는 현재 학교에 자녀 두 명 유학을 보내놓은 기러기 아빠 생활 중이어서 최근에 환전 때문에 고민 중이며, 앞으로 환율이 어떻게 될 것 같으냐는 얘기가 화제였다.
▲ 성형외과 의사 A씨 = 강남의 병원들도 빈익빈 부익부다. 요즘 얼굴 성형은 시들하다. 성형외과의 경우 대신 성전환 수술환자가 많다. 압구정동 병원 전체적으로 하루에 30~40명 정도는 성전환 수술 환자다. 남자가 여자로 바뀐다는 얘기다. 개업한지 15년이 됐지만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운 때가 없는 것 같다. 경기가 이러한데 우리나라 환율이 어찌 될 것 같은가.
▲ 최기자= 그것을 알면 여기서 이러고 있겠는가(웃음)
▲ A씨 = 아이들 두 명을 미국 고등학교에 보내놨는데 일년에 10만달러 정도 환전하는 일이 보통 고민이 아니다. 마누라까지 파견 보내놔서 생활비까지 보내야 하는데 허리가 휜다. 작년에 달러당 1,200원 시절에 한꺼번에 20만달러 바꿨었는데 지금 1,000원대로 환율이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20% 손해본 셈이 됐다. 환율, 이거 무섭더라. 어떤가. 달러가 더 떨어질 것 같은가.
▲ 최기자= 아시다시피 환율이라는게 양국 돈값의 가치 비율이다. 이론적으로는 경제 안좋은 나라의 돈값이 떨어지게 돼있다. 간단히 말해 미국경제 좋으면 달러가 '스트롱' 해지고, 한국경제 안좋으면 원화가 '위크'해진다.
▲ A씨 =한국 경제가 이렇게 안 좋다고 하고 향후 탈출 기미도 안 보인다는 데 오히려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원인은 뭔가.
▲ 최기자= 한국경제도 문제가 많지만 미국경제가 경상수지적자 너무 심각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 A씨= 미국의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은 장기적으로는 달러약세에 베팅한다고 한다는 보도를 들었다. 미국 경상적자 규모가 커져 장기적으로는 달러 가치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하던데.
▲ 최기자= 글로벌 달러화 가치는 올들어 현재까지는 6개 주요 통화 바스켓에 대해 9.5% 상승했다. 버핏도 3월 말 현재 달러 선물 거래에 대해 218억달러를 투자했다가 달러가치 상승으로 인해 1분기에만 3억700만달러의 세전 순손실을 입었다고 한다. 하지만 버핏은 이에 아랑곳않고 달러 약세의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버핏의 장기적인 달러 약세 기조에 동의하는 시각이 많다. 버핏 스스로도 미국 정부의 정책이 경상적자를 메우기 위해 향후 수 년에 걸쳐 달러 약세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 A씨= 서울환시도 장기적으로 글로벌 달러약세에 동조할 것 같은가.
▲ 최기자= 장기적으로는 그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최근에는 달러화가 1,000원선 위쪽에서 추가하락을 멈춘 형국이다. 그렇지만 중장기적으로 위앤화가 평가절상되고, 한국경제가 미국 경제보다 상대적으로 나쁠게 없다고 생각하는 쪽도 있고, 글로벌 달러 약세가 재기되면 이에 편승해서 국내수출 기업들이 달러를 많이 벌어들여 서울환시에서 달러를 매도할 개연성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A씨 = 미국은 앞으로 금리를 더 올린다고 하고, 한국정부는 해외투자를 촉진시켜 달러를 들고 해외에 자유롭게 나갈 수 있도록 한다고 들었다. 이런 건 오히려 원-달러 강세 요인 아닌가. 개인적으로 미국 서부지역에 집을 한 채 매입해 마누라와 아이들의 주거에 활용하고 투자차원에서 궁리하고 있다. 달러가 한국을 많이 빠져 나갈 수있다는 얘긴데, 나 혼자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 내 친구들도 미찬가지다. 이런 분위기라면 원-달러 환율은 떨어지기보다는 오르지 않을까 싶은데.
▲ 최기자= 글로벌 달러 약세속에서도 한국 원화만 오히려 약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전문가들도 그런 얘기한다. 최근에는 그런 전망 때문에 외환딜러들과 기업들도 달러를 팔지 않고 주춤거리고 있는 것 같다.
뿐만 아니라 국내 수출 증가율이 다소 주춤해진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 이야기는 정부의 환율 관리에 상당한 압박을 줄 것이다. 정부가 환율이 추가로 떨어지는 것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원화 강세가 될 이유는 없는 것 같다.
▲A씨= 그렇다면 단기적으로 달러가 오를 수 있다는 얘긴데, 지금 시점에서 달러로 환전하는 것이 좋겠는가.
▲최기자= 단기적으로 볼 때 최근 수급 여건상 달러가 떨어지기도 어렵지만 그렇다고 크게 튀어오를 요인도 크게 눈에 안 띤다.
환전을 포함한 투자와 자산운용은 자기 책임 하에 하는 것 아닌가(웃음)
(연합인포맥스 금융.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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