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억의 월요전망대-③> 서울환시서 '가장 큰 손'의 희망사항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울환시에서 '가장 큰 손'은 누구일까.
한국은행이라고 대답할 사람이 많을 것 같은 데 틀렸다.
다름 아닌 하루평균 1억달러의 현물 '롱 포지션'이 생기는 삼성전자다. 이 회사는 마음먹기에 따라서 국내의 어느 은행보다도 크게 포지션을 움직이는 금융기관으로 당장 변신이 가능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 회사의 외환관리는 일반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연합인포맥스가 현금부자 대기업들의 자금운용을 시리즈로 취재하고 있지만 삼성전자 역시도 주머니 속 사정을 시원하게 밝히지 않았다.
▲한 때는 삼성전자도 외환파생상품에 열중= IMF 이전에 한때 삼성전자도 선물환 거래 등에 열중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일부 문제가 터지자 자금팀 관계자가 회사를 떠나고 난 후부터 환율 쪽은 그다지 힘을 쏟지 않았다. 경영에 있어 환율문제는 핵심 관심 사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최고경영진에서는 그까짓 환율 움직여봤자 주력 반도체 가격 출렁거림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라는 인식도 강하다. 원-달러 환율이야 기껏 움직여봤자 몇 %에 불구 한 데, 주력 상품이 반도체 가격의 출렁거림은 많게는 몇 100%가 왔다갔다하기 때문이다.
최고경영진에서는 또 제품의 기술과 마케팅으로 승부를 겨뤄야지 환율관리 잘해서 돈벌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한국의 간판 기업으로써 쑥스럽다는 통큰 인식도 바탕에 있다. 윤종용 회장은 평소 "어떤 환율 상황하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술과 마켓팅 실력을 확보해야한다"고 내부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은행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고객= 삼성전자 자금팀이 다루는 통화의 종류도 국내 시중은행은 어느 곳보다도 다양하다. 전세계를 상대로 장사를 하다 보니까 국제금융시장의 흐름도 국내 어느 은행보다 '빠삭하게' 꿰뚫고 있다. 은행들 머리 꼭대기에 올라앉아 있다보니 국내외 은행들의 삼성전자에 대한 외환거래 영업 경쟁은 치열하지만 먹을게 별로 없는 상황이다.
눈치 코치 빠른 삼성전자도 이를 백분 활용해서 외환거래를 할 때에는 한군데 주거래 은행하고만 하지 않는다. 달러-원 선물환 등 파생상품 거래는 웬만하면 하지 않고, 물량이 생기면 바로 현물로 팔아버리거나, 입출 물량을 '네팅'시키는 등 단순한 현물환 전략에 치중하고 있다.
또 자금 사정이 워낙 좋아 국내외 자금 조달의 '니드'도 없어 외국계 아이뱅크들도 삼성전자를 상대로는 장사를 하려 나서지 않는다.
▲ 삼성전자의 작은 신음 소리= 이러한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실적 발표하는 자리에서 환율 손실을 고백하고 나섰다. 기술과 마켓팅의 삼성전자로써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주우식 삼성전자 전무(IR팀장)은 지난 15일 "환율 영향으로 2.4분기에도 전분기와 비교해 2천억원 이상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주 전무는 "그래도 최근 원화환율이 상승세를 보여 하반기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달러포지션이 연간 200억달러 정도가 '롱 포지션'으로 있기 때문에 원화가 달러화대비 100원 절상되면 2조원의 손실을 입게되며 따라서 2.4 분기 평균환율이 1천8원으로 1.4분기 1천20원 대비 절상돼 대략 이 정도 규모의 손실을 입었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면서 하반기 환율에 대해서는 예측할 수는 없지만 현상태로만 보면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삼성전자의 환율 고백, 재경부에 영향 줄까=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에 D램 등 경기침체도 언급됐지만 원.달러 환율 하락이 다른 실적 시즌 발표 때보다 유독 강조되는 느낌을 주는 것에 대해 시장은 상당히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대한민국 간판기업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보다 23.3% 줄어든 1조6496억원에 그쳤다는 점이 향후 재경부의 환율 정책에 심리적인 부담을 안겨줄 것인가.
한국은행에 이어 KDI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3%대로 추락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예상을 내논 상황에서 재경부에게는 이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 수단을 구사할 명분이 강화되는 시점이다. 재경부 입장에서 가장 먼저 시선이 가는 방편은 역시 환율상승이 아닐 수 없다.
권태균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지난 15일 모처럼 만에 등장해 "외환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원-엔 비율이 현재 100엔당 923원 수준으로 지난 9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바람직하지 않다. 외국인 주식 순매수 등의 이유도 있겠지만 엔화가 112엔을 넘어선 상황에서 이처럼 원-엔 비율이 추세적으로 이탈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당국은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겁을 주고 나섰다.
달러-엔의 흐름으로 봐서 가만 놔둬도 될 여건인데도 굳이 나서서 환율의 흐름에 레버리지를 가하는 자극적인 구두개입이었다.
이번주는 미국 재무부장관이 8월 중에 위앤화 평가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가운데, 이러한 국내 외환당국의 의도와 달러-엔의 흐름이 서로간에 어느 정도 호흡을 주고 받게 될지가 관심사가 될 것 같다.
(연합인포맥스 금융.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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