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들, 뒤늦은 中진출 붐..'돈벌이 될까'>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기자= 세계의 공장으로 해외투자자본의 흡입구 역할을 하는 중국에 진출하려는 한국 은행권의 움직임이 바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4년 우리 나라 은행권의 해외점포 전체의 당기순이익이 2003년에 비해 거의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경제교역 증가에 따른 무역신용 증가 등으로 자산운용이 확대된 데다 거액 부실여신의 발생이 없었기 때문이다.
작년 해외점포의 수익이 크게 개선되면서 국내에서만 벌어지는 은행간 금융대전(Bank War)이 이웃나라인 중국으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가격경쟁력'으로는 중국 현지 은행들과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는 성급한 투자판단 보다는 길게 내다봐야 한다는 중국 진출 신중론도 만만치 않게 대두하는 상황이다.
▲현재 중국 진출 현황= 최근 우리은행은 상하이(上海) 지점의 개점 1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치렀다. 이 외에도 우리은행은 베이징(北京)과 선전(深천<土+川>)에 각각 1곳의 지점이 있다.
신한은행은 상하이와 톈진(天津)에 이어 오는 10월25일께 칭다오(淸道)에 지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외환은행도 베이징, 상하이, 달리안(大連), 톈진 등에 4곳의 지점이 있다. 산업은행도 상하이 지점과 베이징 사무소에 이어 최근에 광저우(廣州) 지점을 개설했다. 국민은행은 광저우 지점을 오픈하기 위해서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당의 노선은 100년 동안 흔들리지 않는다'= 선전시 시내 중심에 '당의 기본노선은 100년이 지나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개방'이라는 기본노선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중국정부의 외국계 금융기관 유치노력에서 드러난다.
이달에 개설한 우리은행 선전지점은 선전시 조례에 의해서 인민폐로 200만위안, 원화로 약 2억5천만원 상당의 현금을 지점 개설 장려금으로 받았다.
또 선전지점은 30%에 해당하는 사무실 임차료를 앞으로 3년간 선전시로부터 지원받게 된다.
▲중국 진출 규제= 하지만 중국정부의 각별한 투자유치 노력도 있지만 중국에 진출하려는 금융기관에 대한 제약요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작년 9월까지 해외 금융기관에 대해서 1년에 점포 1개씩만 허가하던 규정은 사라졌으나 국내은행이 중국에 지점을 내려면 그해 전년도 당기순이익이 적자여서는 안 된다.
또 인민폐 영업을 하려면 3년 동안 영업을 한 실적이 증빙되고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해야 한다.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은 중국 광동성 지역에 점포를 내려고 준비 중이지만 아직 국내 금감원의 허가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
그러나 97년 환란당시 국내금융기관의 해외러시가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 경험이 있는 데다 초기에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한정된 시장에서 여러 은행들이 동시에 문을 열면 경쟁과도해지고, 이럴 경우 기존에 나가있는 지점도 초기정착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금융감독원 내부의 분위기로 알려졌다.
▲수익 내려면 2-3년은 걸려= 중국현지의 국내은행 지점들에 따르면 세계 1-2위를 다투는 외국계은행들도 중국기업들과 거래하는 것을 망설인다고 한다.
중국기업들의 재무재표가 불투명해서 은행의 신용리스크 관리 측면에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이 WTO가입으로 오는 2006년에 개방을 더 확대하면 기업의 투명성이나 재무건전성 측면이 나아질 것으로 보지만 단기간에 업그레이드될 여지는 많지 않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이렇다 보니 중국에 진출한 국내은행 지점들은 주로 한국기업들을 주요 고객으로할 수밖에 없고, 같은 지역내에 다른 국내은행이 진입하면 그만큼 국내은행들간에 경쟁이 치열해질 개연성을 안고 있다.
또 대출의 가격경쟁력 면에서도 국내은행들은 제약이 있다.
중국 정부는 보유 중인 막대한 외환보유액의 일부인 150억달러를 전격적으로 중국계은행의 대출자금으로 지원해주고 있어, 중국계은행의 현지 외화대출금리는 'LIBOR+1%미만'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게다가 중국계 금융기관들이 자체 부실여신을 희석시키기 위해 같은 중국계기업 보다는 높은 신용등급을 가진 외국계기업을 주로 마케팅대상으로 삼고 있어,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은행들의 영업영역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반면 국내은행 점포들의 외화대출금리는 보통 'LIBOR+1%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서비스 측면에서 중국계은행들에 비해 국내은행들이 앞선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국내기업들이 중국에 워낙 빠르게 진출하다 보니 중국말이나 중국습관에 대해서 무지한 예가 많아, 금융거래나 중국정부의 인허가와 관련해서 고충이 많은 편으로 알려져있다.
이런 측면에서 환란시 대규모 구조조정과 한국내에서 금융대전을 벌이고 있는 국내은행들의 현지 점포는 여전히 서비스마인드가 없는 중국계은행에 비해 생존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김대식 우리은행 국제업무지원팀 수석부부장은 "홍콩에만 10개의 국내은행 지점이 나가 있는 것을 두고 아무도 과열이라고 하지 않듯이 최근 중국에 국내은행들이 돌진을 하는 것은 과열은 아니라"며 "중국은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의 제일의 교역대상국인 데다 2-3% 성장에 그치는 선진국에 비해 고속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국내기업들에 비해 은행의 진출이 늦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liber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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