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위안화 환율협력, 멀고 긴 장정의 첫발>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진우기자= 한중일 3국 국제금융국장 회의가 19일부터 2박3일일정으로 비공개로 개최된다.
이번 국제금융국장 회의에 앞서 한중일 3국은 동아시아 지역의 환율협력 체제를 모색하는 국제학술 세미나를 첫 개최, 위안화 평가 절상을 계기로 부각되고 있는 동아시아 '통화협력'이라는 테마가 이번 회의의 주된 안건이 될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 한중일 당국자 참여한 첫 세미나 개최= 19일 오전 9시부터 오후5시까지 서울 명동의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는 '동아시아 환율협력체제 모색`을 위한 국제 세미나가 개최된다.
이번 세미나에서 한국측에서는 정덕구 열린우리당 의원, 어윤대 고려대 총장, 민상기 서울대 교수, 김인철 성균관대 교수, 최공필 금융연구원 박사,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 왕윤종 SK경제경영연구소 박사, 신관호 고려대 교수 등이 참석한다.
중국에서는 위용딩 사회과학원 소장 겸 금융통화위원, 그리고 일본에서는 마사루 요시토미 경제산업 연구소장, 마사히로 카와이 동경대 교수 등이 참석한다.
그러나 이번 세미나는 그동안의 학술대회와는 다소 다른 성격.
세미나 말미에 한중일 3국의 환율정책 실무책임자인 권태균 재경부 국제금융국장, 주광야오 중국 재정부 국제국장, 키요토 이도 일본 재무성 국제국장 등이 3국간 환율협력 체제를 모색하는 비공개 정책회의를 가진다. 그동안 학계중심으로만 거론되던 '통화협력'이 이제는 당국자간의 논의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 ERM 벤치마킹..'통화협력` 그 험난한 여정= 동아시아 `통화협력'까지는 아주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50년대 프랑스의 로베르 슈만(Robert Schuman)과 독일의 콘라드 아데나워(Konrad Adenauer)는 ECSC(European Coal and Steel Community:유럽석탄철강공동체)에 대한 구상을 발표했다.
이후 베르너 보고서(Werner Report)에 기초한 통화동맹을 모색하고, 유럽통화제도(EMS)와 ERM(Exchange Rate Mechanism:환율조정장치)를 발족해 통화정책에 대한 협의가 이뤄진 것이 70년대 후반. 지역적으로, 문화적으로 매우 가까운 유럽도 `통화협력'에 대한 협의까지도 20년여년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 이후 10여년이 지난 90년대초 비로소 유럽의 단일통화가 창출된 마스트리히트조약이 체결된다.
그러나 마스트리히트 조약은 발효되기 이전부터 각 회원국의 비준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1992년 덴마크 국민들은 마스트리히트 조약에 대한 국민투표에서 근소한 차이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 같은 불안감은 국제 금융 시장에 확대돼 국제 투기 자본이 ERM의 환율 변동폭을 공격하는 현상으로 나타났고, 결국 이 과정에서 같은 해 9월 영국과 이탈리아가 ERM에서 탈퇴했다. 93년 8월 ERM이 환율변동폭을 확대함으로써 사실상 ERM의 기능이 마비상태에 빠지게 된다.
권태균 재경부 국제금융 국장은 "유럽을 벤치마킹한 동아시아 `환율협력' 혹은 '통화협력'은 그동안 학계를 중심으로 원론적 수준의 논의만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국제세미나에 이은 국제금융국장 회의를 계기로 3국은 이 문제에 대해 보다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국장은 "'통화협력'을 향한 멀고 긴 장정이 비로소 시작됐다"며 "이 장정은 '한국`에서 첫 발을 내디딘 것"이라고 덧붙였다.
■ 원-엔-위안화, 협력 필요성 가중= 그러나 한중일 3국간 통화협력의 필요성은 그 어느때보다 고조된 상태다.
지난 7월 중국은 '페그제'를 포기하고 전격적으로 위안화를 절상했다.
이는 세계경제불균형, 미 경상수지 적자 확대, 그리고 동북아시아 통화에 대한 평가절상 압력 등이 가시화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미 국채를 과도하게 매입하면서 한중일 3국이 서로의 평가절상을 막는 '죄수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것도 공통된 의견이다.
이번 세미나에 참석한 위용딩 중국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장 겸 금융통화위원은 "동아시아 국가들은 엄청난 양의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다"며 "이 같은 환경 속에서 또 한번 과거 금융위기와 같은 일을 당하지 않도록 각국은 외환보유액 활용이나 운용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용딩 소장은 "동아시아 국가는 과거 아시아 금융시기와 같은 우를 범하지 않 아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각국이 보유한 외환보유액을 수익이 낮고 위험한 미 국의 재정증권(Treasury Bill)을 매입하기보다는 자국이나 지역 내에서 보다 효과적 인 사용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아시아 국가 내 막대한 양의 외환보유액은 아시아 금융 협력에 새로운 국면을 가져왔다"고 전제한 뒤 "이를 하나로 묶는 지역적 금융기구 창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서 그는 "각국은 더 이상 '금융'이라는 틀에서만 외환보유액 활용 등 을 논의해서는 안되며, 정치적, 구조적 접근해 학술적인 포럼 뿐 아니라 금융 관계 자와 각국 정부 승인하의 중앙은행들로 구성된 전 지역적인 기구를 설립해 EU위원회 같은 역할 수행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사루 요시토미 일본경제산업연구 소장은 "동아시아 재정 당국의 거대한 외환 보유고 흑자 누적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은 불균형 상태에 놓여 있다"며 "달러 평가 절하 등에 대비해 동아시아 국가들은 다양한 바스켓과 합리적인 광대역을 특징으로 하는 유동적인 환율 체제를 활용해 환율 안정을 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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