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억의 월요전망대-③> 외환당국자 목소리가 왜 사라졌지
(서울=연합인포맥스) 무역협회에서 올 4분기 수출호조가 예상되나 채산성은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16일 발표됐다. 수출경기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환율과 고유가로 인해 신통치 않은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수출기업들은 가장 큰 애로요인을 묻는 질문에서 '원자재 가격상승', '환율문제', '중국 등 경쟁국의 시장잠식'을 3대 악재로 꼽았다고 한다.
이 조사를 주도했던 무역협회는 고유가 및 환율하락 등 대내외적인 악재에도 불구하고 수출기업들의 수출경기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며 고유가에 대비해 '환율안정', 생산성 향상 등의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한다.
김재철 무역협회회장은 지난 14일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외환위기가 왜 왔나. 사실 기업들이 외국에서 많은 달러를 못 벌어 와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 삼성 LG 현대는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게 외화를 벌어들이는 수출은 가진 것이 사람이라는 자원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절체절명의 생존의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환율안정'이라는 대목에 시선 이 가는 이유다.
▲ 지루하게 계속되는 환율 박스권 =서울환시에서 지난주에도 1,050원대 진입시도가 무산됐다. 주가가 크게 조정을 받고 외국인 주식순매도 행진이 이어졌지만 115엔을 넘기도 했던 달러-엔이 주저앉으면서 뒷심 부족을 느낀 것 같다.
이번주에도 달러-엔이 113엔대에 머문다면 달러-원의 추가 상승도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행진이 지속하는 한 글로벌달러 강세는 재개될 수 있으며 서울환시에서도 달러 강세의 기대감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아무튼 외환시장 자체가 수개월째 전체적으로 다소 넓은 범위의 박스권 안에서 지루한 정체를 이어가자 작년까지 시장에 간간이 들을 수 있었던 재경부와 한국은행의 외환당국자의 목소리도 완전히 사라진 것 같다. 작년과 완전히 달라진 외환당국의 성숙한 모습을 보면서, 큰 장이 오지 않아 외환딜러들은 돈을 못 벌어 우울할지는 몰라도 외환시장의 여건과 상황은 많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 '참고 또 참자'= 지금과 같은 장세에서는 외환당국자들이 환율모니터를 하루종일 쳐다보며 시장의 급등락과 외부 투기적인 요인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계속하지만 작년 재작년처럼 시장에 나서서 발언을 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앞서 말한 무역협회를 비롯한 중기협, 전경련의 이야기를 외환당국자들은 여전히 면밀하게 귀를 기울인다. 외환당국자들은 수출이 나라경제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는 인식에는 2-3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태도는 변함이 없지만 외환당국자들의 행동은 분명히 변화했다. NDF에서 일부 투기적으로 환율 흔들기 조짐이 나타나도 당국자들은 과거와는 달리 '참아야해, 참아야해'라며 시장의 자율적인 회복기능에 맡기고 묵묵히 견디고 있다. 원만한 출렁거림에도 구두개입이나 행동을 해주지 않는다. 정중동의 모습이다.‘명검’은 벽에 걸어놓고 있을 때가 무섭지 일단 칼집에서 뽑아 모습을 드러나면 위용과 두려움이 반감된다. 외환당국자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외환시장이 더 준엄하고 무섭다. 당국자들의 전략적 침묵이 오랫동안 계속되길 기대해본다.
(연합인포맥스 금융.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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