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억 칼럼> 버냉키 지명에 비춰본 '차기 한은총재'
(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분위기가 내년 초에는 많이 바뀔 것 같다. 뉴욕타임스는 1일자 분석기사에서 벤 버냉키 차기의장이 이끌어 갈 FRB는 앨런 그린스펀 현 의장 시절에 비해 더 개방화되고 '덜 알쏭달쏭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그린스펀 의장과는 달리 버냉키 지명자는 FRB가 정책결정과 목표에 대해 훨씬 더 명백하고 그 정책 선택과정도 개방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젊은 세대를 대표한다는 것이다.
버냉키 지명자는 차기 의장에 지명하기 오래 전에 세 동료와 함께 '포린 어페어스' 지에 기고한 글에서 "FRB가 의장의 신비감보다는 기구 자체의 신뢰성에 기초를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그는 "'그냥 우리를 믿으세요'라는 접근법은 이사회가 광범위한 지지를 얻는 시기에만 적용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었다.
그러면서 "그런 상태는 영원히 지속될 수 없고 그 때문에 FRB는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함으로써 금융통화 정책을 객관화하기 위한 조치에 착수해야 한다"고 역설했었다.
쉽게말해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상황이 20년전과 10년전, 그리고 5년전, 더더구나 현재는 모든 여건이 달라졌다는 얘기다. FRB 도 시대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금리문제만 하더라도 이해관계와 의견이 극명하게 상충하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앙은행은 좀더 ▲시장중심 ▲투명성 ▲개방성 ▲군림하는 위상에서 섬기는 자세로 변신해야 한다.
그린스펀 의장도 FRB를 과거에 비해 개방화한 것이 사실이다. 의장 취임 7년 후인 1994년에만 해도 FRB는 금리 결정조차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오늘날엔 모든 결정을 발표하고 향후 수개월에 대한 FRB의 의도를 읽을 수 있는 단서도 제공하고 있다. 버냉키는 그러나 여기서 만족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비밀의 사원'의 문을 좀 더 열어 젖혀 FRB가 정책에 대해 좀 더 명확히 설명하고, 인플레이션 목표도 공개적으로 언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교롭게도 한국은행도 버냉키가 취임할 즈음인 내년초에 새로운 선장이 취임하게 돼있다.
그동안 시대변화와 버냉키의 인식및 철학에 비추어볼때 한은도 이제 관료주의에 파묻힌 총재와 고리타분한 인상을 주는 조직 이미지를 바꾸어 한은의 기본 정책 과 목표 및 운용방향과 관련해 좀더 개방적이고 시장친화적인 방향으로 바뀌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지적들이 제기될 수 있다.
무엇보다 과거 한은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확보가 최대 과제였으나 이제는 과연 중앙은행으로서의 기능수행이 제대로 되느냐가 당면과제이므로 이러한 시대적 과제에 맞는 인물이 총재직에 앉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막중한 중앙은행 총재로서의 기능적 선택이 아니라 정치적 영향력에 따라 움직일 경우 이번 버냉키의 임명에서 보여준 철저한 기능위주의 개방화 투명화의 국제적 대세에 역류해 한국 경제운용에 큰 저해요인이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후임자 후보 물망에 오르는 L씨, J씨, K씨, P씨, 그리고 또다른 L씨의 경우, 시대가 요구하는 중앙은행 총재상(像)에 부합하는지 국제적.시대적 측면에서 다양한 차원의 검증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연합인포맥스 금융.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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