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스와프시장에서 단기영역을 위주로 외화자금이 부족한 징후가 포착돼 그 배경에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외화 유입으로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고 시중의 외화유동성은 풍부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내외 은행권은 18일 최근 FX스와프 하락에도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 사정이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시중은행의 한 자금담당자는 "양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은행권의 외화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하다"며 "지난 3월 말에는 다소 빠듯했으나, 분기 말을 넘기면서 현재는 문제가 될 게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외환당국의 입장도 비슷하다. 당국 관계자는 "외화유동성을 일상적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관리비율을 웃도는 풍부한 외화유동성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최근 스와프시장에서 FX스와프는 하락압력을 받고 있다.
FX스와프가 하락한다는 것은 그만큼 금융기관의 외화자금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통상적으로 금융기관의 외화자금 사정이 악화되면 금융기관은 '바이&셀' 스와프를 통해 외화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이 경우 현물환율이 상승하고 선물환율이 하락하면서 FX스와프가 하락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스와프시장이 외화유동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서울환시 딜러들은 기본적으로 현물환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단기영역으로 집중되고 있는 수출업체와 역외차액결제(NDF) 시장참가자들의 선물환 매도 등이 스와프포인트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수출업체와 NDF의 스와프 매도가 강화됐다"며 "은행들이 사들인 선물환 포지션을 중립화하기 위해 현물환을 매도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만큼 시중에는 외화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이런 상황에서 위안화예금 재개 등으로 시중에 외화유동성이 줄면서 단기영역 스와프시장을 중심으로 외화자금시장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화유동성이 단기영역으로 흘러가는 데 장애물도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딜러들은 금융당국의 긴축적인 외화유동성 관리나 4월과 5월에 집중된 대규모 외화채권 만기도래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들은 또 스와프포인트 하락에도 차익거래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예전처럼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딜러는 "금융감독원이 대외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외화유동성 비율을 더욱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스와프포인트 하락에도 FX스와프를 통해 외화자금을 제공하려는 수요가 줄어든 것 같다. 정작 외화유동성 자체는 풍부한 데 단기자금은 부족한 미스매칭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추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4월과 5월에 외화채권의 만기물량이 유독 많다"며 "차환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금융기관들의 입장에서는 외화자금 운용에 더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외화채권 만기도래물량은 307억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204억달러에 비해 1.5배 수준이다. 특히 월별 만기도래액은 4월이 48억달러로 가장 많다. 또 5월에도 39억달러 규모의 만기가 집중돼 있다.
반면 최근 스와프포인트 하락에도 차익기회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에 과거와 달리 단기영역으로 외화자금이 흘러오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자금을 차입할 수 있는 기관은 오버나이트 등으로 외화자금을 운용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스와프포인트나 스와프베이시스 왜곡에도 예전보다 차익기회가 줄어 해외펀딩 수요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1년짜리 스와프베이시스 역전폭이 80bp로 확대됐으나, 만기 1년 이하 외화차입에 20bp의 외화건전성부담금(은행세)를 내면 실제 차익기회는 60bp 정도"라며 "여기에 각종 수수료를 빼면 외화를 차입해도 수익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