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길어지는 레인지 장세…언제까지>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1,030원대 후반의 좁은 박스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8일 지지선 하향 이탈 이후 하락 관성과 대외적인 위험통화 약세가 맞물리면서 달러화의 박스권 이탈 시도가 제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이달 말까지는 레인지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우리나라 무역수지와 미국 비농업고용 등 주요 지표가 모인 다음 달 초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락 관성 對 위험통화 약세
딜러들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달러화가 1,050원선을 하향 돌파한 충격을 감안하면 최근 레인지 장세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달러화가 박스권을 유지하는 것은 지지선 붕괴 이후 하락 추세와 대외여건이 맞물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역내에서는 달러화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다른 아시아통화는 글로벌달러의 약세 진정에 따라 대체로 절하 흐름을 나타냈다.
4월 한 달 기준으로 원화는 전 거래일까지 2.2%가량 절상됐지만, 호주달러와 싱가포르달러 등 주요 아시아통화는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글로벌달러지수가 79.315에 저점을 찍고 반등한 지난 10일 종가를 기준으로 보면 원화는 0.1%가량만 절하됐지만, 싱가포르달러는 0.4%, 호주달러는 1.5% 각각 절하됐다.
인도 루피와 인도네시아 루피아, 말레이시아 링기트 등도 각각 1% 내외로 절하되는 등 4월 후반에는 전반적으로 아시아통화 약세가 진행됐다.
위안화 약세 지속과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등이 위험통화의 전반적인 약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A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화 1,030원대에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은 소폭 달러 매수 우위"라면서 "다른 통화들에 비해 달러화의 반등 폭이 작다는 인식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모멘텀 부족…주말 이벤트 주목
역내외 여건이 엇갈리면서 월말까지는 1,030원대 중후반의 박스권 등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인식이 강하다.
수출업체들도 네고 출회 레벨을 1,040원선 부근으로 잡는 양상이라 대외 불안여건과 외환당국의 방어를 뚫고 달러화 하단을 테스트할 시장 참가자들은 많지 않다. 반면 하단 지지력에 기댄 롱플레이를 이어가기에는 네고 부담을 버티기 어렵다.
딜러들은 하지만 이번주 말에는 달러화에 방향성을 타진할 수 있는 모멘텀이 제공될 것으로 기대했다.
오는 29~30(미국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고 5월1일에는 우리나라의 4월 무역수지 결과가 나온다. 또 같은 달 2일(미국시간)에는 미국의 4월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딜러들은 무역수지나 FOMC 등이 달러화 하락에 우호적인 이벤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B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FOMC에서 테이퍼링은 지속하겠지만, 재닛 옐런 의장의 비둘기파적 행보를 감안할 때 금리인상 우려가 재부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무역수지는 큰 폭 흑자가 기대되는 만큼 5월초에는 달러화가 하단을 테스트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미국 고용지표도 큰 폭으로 호조를 보이지 않는 이상 글로벌달러 강세를 재차 견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
C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시장의 포지션이 깊지는 않겠지만, 최근 롱플레이가 우세했던 것에 비해 상단이 단단했다"며 "내달초 우호적인 지표들이 나오면 스탑성 거래에 따른 달러화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D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하지만 "FOMC가 열린다는 것 자체만으로 숏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또 연휴를 앞두고 미국 고용지표 이후 시장 반응도 부담될 수 있어 이번주도 달러화 지지력이 유지되면서 방향성을 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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