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흑자도 눈덩이… 달러-원 빅 피겨 넘볼까>
(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우리나라의 무역수지가 27개월째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무역수지 흑자폭도 최근 40억달러대를 유지하며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에 하락압력을 가하는 모양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7일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흑자 기조 지속으로 달러화의 하락 압력이 가중될 수 있겠지만, 현재 수준에서 큰 폭의 하락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화 하락 재개의 '방아쇠'역할을 할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빅 피겨(큰 자릿수)인 1,000원 선 도달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무역흑자 지속…달러화 하락압력 가중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내놓은 '4월 수출입동향'에서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흑자는 44억6천200만달러를 나타냈다.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흑자폭은 지난 1월과 2월을 제외하고 지난해 4월부터 꾸준히 20억달러를 웃돌았다. 무역수지 흑자 기조 자체도 27개월째 이어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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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이후 우리나라의 월간 무역수지와 달러화 월말 종가 추이>
특히, 4월 수출이 지난해 10월 이후 사상 두 번째로 월간 기준 500억달러를 돌파했다는 점은 달러화의 점진적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수출 호조가 지속될 경우 서울환시로 유입되는 달러 공급량이 더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A은행의 외환딜러는 "무역수지 흑자도 2년 넘게 지속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울환시에서 달러 공급 우위가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경상·무역수지 흑자만을 놓고 보면 달러화 레벨이 현재 수준보다는 더 낮아질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B은행의 외환딜러도 "무역수지 등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 보면 달러화 하단이 현재보다 더 내려갈 수 있다"며 "특히, 현재와 같은 수출 호조가 계속되면 서울환시로의 달러 공급이 더 많아져 달러화도 더 레벨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 경계 여전…큰 하락 트리거도 보이지 않아
무역수지 흑자 지속에도 달러화가 큰 폭으로 내려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 이어졌다. 외환 당국 경계 등을 고려하면 달러화 하단으로의 여유 공간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C은행의 외환딜러는 "물론 무역수지나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2년 넘게 지속되며 달러화 하락압력이 가중된 것은 맞다"며 "하지만, 당국 경계가 여전한 상황에서 달러화가 단기간에 레벨을 크게 낮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레벨 부담도 커진 만큼 현 시점에서 달러화 하단까지의 여유공간은 많아야 20원 정도일 것"이라며 "무역수지 흑자가 대폭 확대되지 않는 한 달러화 1,000원 선 하향 돌파는 무리"라고 설명했다.
역내 달러 공급 우위와 당국 경계가 맞서는 가운데 서울환시에서 달러화 하락에 촉매 역할을 할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됐다.
D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 매도 물량이 하락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겠지만, 달러화 레벨을 크게 낮추려면 결국 큰 대내외 모멘텀이 필요하다"며 "달러화 하락의 큰 트리거 역할을 할 모멘텀이 현재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부 충격 등에 따른 급격한 글로벌 달러 약세나 우리나라의 무역·경상수지 대폭 확대 등의 모멘텀 없이는 달러화의 빠른 하락세가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jheo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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