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기대 접는 換市…10원단위 '계단식 하락' 유력>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1,030원 선 지지선도 하향 돌파해 저점을 추가로 낮출 것으로 예상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외환당국의 매수 개입과 외국인 주식 순매도, 미국 양적완화(QE) 축소,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등 제약 요인에도 달러화가 꾸준한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어 하락 추세가 더욱 굳어지는 상황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7일 대내외의 상승 재료들이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데다 마땅한 지지선도 찾기 어려운 만큼 달러화가 10원 단위 계단식 하락세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QE축소·美고용·우크라 우려에도 하락만
지난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27.60원에 마감했다. 지난 2일 서울 시장 종가에 비해 4.50원 하락한 값이다.
지난 주 미국의 100억달러 QE 추가 축소와 고용지표의 호조,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등 이전에는 달러화에 상승 재료로 작용했을만한 재료들이 다수 불거졌지만, 역외 시장에서 달러화는 이렇다 할 반등 없이 하락세만 지속했다.
우선 QE 축소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상수로 굳어지며 달러화에도 영향력이 소멸된 양상이다.
4월 미국의 고용이 28만8천명 증가하고 실업률이 6.3%로 급락했음에도 글로벌달러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도 잠잠해졌다.
또 우크라이나 동부에서의 유혈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달러-엔이 하락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부각하기는 했지만, 달러화는 이렇다 할 상승 압력을 받지 못했다.
달러화의 대외 위험 재료에 대한 민감도가 과거보다 현저히 떨어져 있는 셈이다.
◇당국 개입·外人 주식 매도도 '무소용'
대외 변수의 영향력 제한과 함께 대내 달러화 하락 제한 요인도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우선 당국의 꾸준한 개입도 달러화의 하락 압력을 누그러뜨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당국은 지난 2일 5억달러 내외 등 연휴 이전 환시에서 꾸준한 시장 개입을 통해 달러를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1,030원선 부근에서 추가 하락 방어목적 외에 시장의 경계심을 키울 수 있는 공격적인 움직임은 보여주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당국이 적극적인 방어레벨을 1,000원선 부근으로 내릴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는 등 방어 의지에 대한 의구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당국이 속도조절 성 개입을 이어가겠지만, 대규모 경상흑자가 지속하는 만큼 굳이 시장의 흐름을 거스르면서까지 원화 절상을 방어하려 들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 확산하는 것이다.
또 지난 4월 달러화의 하락을 주도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월말부터 순매도로 돌아선 점도 달러화 하락을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주 4거래일 모두 순매도에 나서며 5천억원 이상을 내다 팔았다. 하지만, 이 기간 달러화는 11원가량 하락했다.
외국인 주식 자금 유출에도 채권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오히려 포트폴리오 자금 전체로 유입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지난주 1조원의 국내 채권을 사들였다.
◇반등 난망…계단식 하락 예상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예기치 못한 대형 악재가 터지지 않는 이상 달러화의 반등은 어려워진 것으로 평가했다.
이진우 NH농협선물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2008년이나 2011년 유로존 위기 등의 사태가 재발하지 않는 이상 달러화의 상승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며 "당국도 어느 정도 속도조절을 할 수 있을지 정도로만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도 "딱히 달러화의 하락을 막을만한 변수를 찾기 어렵다"며 "1,030원 선도 밑돌면 하단에는 마땅한 지지선도 없는 만큼 1,020원선 등 10원 단위로 저점을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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