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락>당국, 채권 등 환투기 "쏠림 주시"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1,020선 부근까지 급락하면서 외환당국의 방어 의지에 대한 의구심도 가시지 않고 있다.
하지만 외환당국의 관계자들은 8일 달러화의 과도한 하락과 이에 따른 쏠림 현상 심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키우면서 한층 높아진 긴장감을 드러냈다.
특히 최근 채권 시장으로 외국인 자금이 급속도로 유입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투기적 거래 가능성을 지적하는 등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에따라 달러화가 1,020원선 테스트에 나서는 등 하락세가 이어지면 당국의 행동도 강도를 더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1,030원서 한 달 버틴 당국 '한발 후퇴'
달러화는 지난달 9일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050원선을 하향 돌파한 이후 다음날 곧바로 1,030원대로 급락했다.
주요 지지선에서 한발 물러섰던 당국은 1,030원선에서 방어선을 쳤다. 공식 구두개입 등을 통해 방어의지를 내보였고, 전일까지 한 달가량을 1,030원에서 버텼다.
다만 이 기간 공격적인 상승 유도보다는 달러 매도 물량을 흡수하며 하락을 방어하는 데 치중했다. 전일에는 연휴 기간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달러화 하락을 수용하면서 1,030원선도 내줬다.
A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당국도 지속적으로 1,030원선을 지킬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다만 낙폭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도 예상외로 소극적인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속내는 '부글부글'…채권 자금도 지목
하지만 당국은 달러화가 하락세를 지속하자 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특히 채권시장 외국인 자금 유입에 대해 투기적 거래를 우려하는 등 여느 때보다 강경한 목소리를 내면서 '실력행사' 가능성을 키웠다.
전일 현오석 부총리는 "환율에 대한 언급은 시장이 반응할 수 있어 코멘트 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이전에도 이야기했듯이 정부는 쏠림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한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부총리가 원론적인 수준으로 언급했지만, 정부는 환율 쏠림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경상수지 흑자 등을 감안해도 최근 달러화의 하락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주식 자금의 유입은 주춤하지만, 채권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데 환차익을 노린 투기적 거래 여부 등 쏠림 가능성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달러화 하락이 본격화한 지난달 원화채권을 4조1천억원을 순매수하며 지난해 6월(9조9천억원)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5월 들어서도 전일까지 2 거래일간 6천억원 가량을 사들였다.
외국인이 원화채 투자를 확대하는 배경으로 원화의 추가 절상에 대한 기대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고 경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당국 생각이다.
당국은 또 경상흑자 등을 이유로 원화절상을 용인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데 대해서도 반박하고 나섰다.
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달러화의 꾸준한 하락에도 수지에 변화가 없다는 점은 경상흑자가 환율 문제가 아니라 수입이 늘지 않는 구조적인 요인에 따른 것이란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율하락만으로 경상흑자를 완화하기는 어렵고 오히려 중소기업 경쟁력 저하 등 경제 전반의 경쟁력만 약화시킬 수 있다"며 추가적인 원화절상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jwoh@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