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해지는 외환당국…환베팅에 '선전포고'>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1,020원선을 위협하자 외환당국이 공식 구두개입에 나서며 투기적 원화 절상 기대에 대한 대응에 나섰다.
당국은 9일 환율 쏠림 유발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히는 등 발언 수위를 높이며 달라진 시장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달러화가 단기간에 '빅피겨'인 1,000원선을 위협할 정도로 가파르게 하락한 만큼 원화의 추가적인 절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쏠림에 단호한 대응'…강해지는 발언 수위
기재부는 이날 최희남 국제금융정책국장 명의의 공식 구두개입을 통해 "정부는 최근 환율 움직임과 관련해 외국인 자금유입, 역외 차액결제선물환 (NDF) 거래 등에 있어 투기적 요소가 있는지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쏠림을 유발하는 투기적 움직임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국장의 이런 발언은 지난달 10일 1,030원대에서 내놓은 "어떤 방향으로든 시장 쏠림으로 단기간에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시장 거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했던 것보다 강경하다.
당국이 이처럼 수위를 높인 구두개입을 내놓은 점은 우선 달러화의 단기 변동성이 커진 데 대한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화는 지난 3월말 1,080원선에서 시작해 꾸준히 하락해 한 달 여만에 60원 가량 내렸다. 단기간 낙폭이 과도한 만큼 추가적인 원화 절상 기대에 제동을 걸 필요성이 더욱 커진 셈이다.
◇채권 등 환베팅·절상용인 기대에 '경고'
특히 투기적 움직임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표현은 원화 추가 절상을 기대한 외국인 채권 자금과 역내외 시장 참가자들의 숏플레이 등에 경고를 보낸 것이라 볼 수 있다.
외국인은 달러화 하락이 본격화한 지난 4월 원화채권을 4조1천억원을 순매수했다. 또 5월 들어서도 전일까지 불과 3거래일간 1조원 가량을 사들였다.
당국에서는 외국인의 대규모 채권 매수가 추가 원화절상을 노린 환베팅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최근 달러화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당국이 원화절상을 용인할 것이란 시장 기대가 확산한 점도 강경한 대응을 이끌어 낸 것으로 풀이된다.
당국은 대규모 경상흑자,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원화 절상 요구 등으로 스탠스가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인식에 대해 불편함을 숨기지 않았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당국의 스탠스가 환율보고서 등 외부의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은 누차 강조해왔는데 시장에서는 여전한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동여뇌정(動如雷霆)' 실천할까
당국이 강한 어조의 구두개입을 내놓으면서 향후 당국의 개입 강도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은 올해 초 외환정책의 방향으로 '부동여산(不動如山), 동여뇌정(動如雷霆)'을 제시한 바 있다. 움직이지 않을 때는 산과 같되 일단 움직이면 천둥 벼락이 치듯이 빠르게 한다는 의미다.
달러화가 단기간에 60원 이상 하락한 상황에서 강한 어조의 구두개입도 내놓은 만큼 당국도 본격적인 행동 시점을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당국으로서도 시장에 명확한 시그널을 줄 수 있는 행동이 동반되지 않으면 방어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재차 확산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의 한 딜러는 "수위 높은 발언을 내놓은 이후에도 달러화가 이렇다 할 반등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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