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외인 채권자금이 불편한 이유>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외환당국이 외국인의 채권투자자금을 골자로 한 포트폴리오 자금유입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 가뜩이나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채권자금이 원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9일 '외환시장의 쏠림을 유발하는 투기적인 움직임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공식 구두개입을 단행했다. 특히 환율 움직임과 관련해 외국인의 자금유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외환시장 전문가들은 12일 최근 달러-원 환율 하락과 맞물려 급증하고 있는 외국인의 채권자금유입에 대해 당국이 직접 화법으로 경고했다고 풀이했다. 환율이 하락하는 시점에서 외국인의 원화채권 매수도 부쩍 늘었다. 외국인의 주식자금 유입은 주춤해진 상황이다.
달러-원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050원을 하회한 지난달 9일부터 지난 주말까지 대략 1개월 사이에 외국인은 4조4천503억원어치의 원화채권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6천408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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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환시에서 달러화가 낙폭을 키우기 시작한 4월 28일부터 외국인 채권자금과 주식자금의 방향성이 엇갈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외국인은 주식시장에서 1조1천158억원을 순매도했으나 채권시장에서는 1조7천73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채권의 만기도래를 감안한 외국인의 채권 순투자(순매수-만기도래액) 규모도 급격하게 늘어나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잔액도 지난달 9일 94조628억원에서 지난주 8일에는 97조1천129억원으로 늘어났다.
달러-원 환율 하락으로 외국인이 주식을 순매도하는 가운데서도 채권에 대한 순매수는 오히려 강화된 셈이다. 외환당국이나 금융시장 전문가들이 외국인의 원화채권 매수를 원화 강세에 대한 베팅수요로 추정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 주식자금과 달리 외국인의 채권자금은 한꺼번에 유입되는 규모가 커 달러-원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점도 외환당국의 우려를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경상수지 흑자기조로 수급상 달러화 공급이 우위를 점하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달러화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재정자금에 이어 원화 강세를 의식한 외국인의 채권자금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율이 떨어지면서 주식자금은 순매도로 돌아섰음에도 채권자금은 환헤지를 하지 않은 수요가 많다"며 "환율이 내려가는 것을 의식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외국계은행 다른 딜러는 "외국인 채권자금은 한 번에 많은 규모가 유입돼 외환당국도 주식자금보다 채권자금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진단했다.
이 딜러는 "외환당국의 공식 구두개입이 이뤄진 지난 9일에는 외국인의 원화채권 매수도 주춤했다"면서도 "다만 외국인의 채권매수가 다시 강화될 경우 달러-원 환율도 재차 낙폭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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