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쓱해진 환율 절상 우려…4월 상품수지 사상 최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 하락에도 4월 수출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상품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수출기업의 실적 악화를 우려해 달러-원 매수 개입에 나설 명분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의 품질이나 생산 과정이 개선되면서 달러-원 환율 하락 민감도가 그만큼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4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4월 상품수지 흑자는 106억5천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상품수지 흑자가 100억달러를 넘은 것은 처음이며, 이는 전년동월 51억달러 흑자의 두 배에 달한다.
승용차, 철강제품, 석유제품 등의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증가하면서 상품수지 흑자폭은 대폭 늘었다.
같은 기간 달러-원 환율은 급격히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월별거래종합(화면번호 2162)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종가평균환율은 1,121.10원이었고, 올해 4월에는 1,042.75원으로 떨어졌다. 이는 1년 만에 78.35원 하락한 수준이다.
달러-원 환율이 급락했음에도 통관기준 수출총액은 지난해 4월 461억6천만달러에서 올해 4월 503억1천만달러로 증가했다. 수입은 지난해 4월 436억5천만달러에서 올해 4월 458억5천만달러로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달러-원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실적 민감도가 약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수출규모가 큰 대기업을 중심으로 해외생산이나 중간재 수입 등으로 환율 효과가 상쇄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연구소가 발표한 '달러-원 환율 하락이 제조업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현대ㆍ기아차의 해외생산 비중은 54.8%로 절반을 넘었고, 삼성전자도 피처폰, 스마트폰, 태블릿PC이 92.4%를 해외에서 생산한다. 또 2000년~2013년 사이 제조업의 연평균 해외직접투자 증가율(CAGR)은 14.2%에 달한다.
이정훈 우리금융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주요 대기업의 경우 해외생산 비중이 높으며, 결제통화 다변화와 환헤지 등 적극적인 환위험관리 덕분에 (환율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에 비해 축소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수출의 중요성이 큰 한국경제의 특성상 환율 하락은 기업의 수익성 악화와 경제 활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나, 원화의 구매력 상승으로 인해 소비와 투자가 활성화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어 저환율이 반드시 부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EU 등 주요국에 대한 수출이 계속 호조를 보이는 점도 우리나라 수출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한은은 달러-원 환율 하락에도 수출 호조와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5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노충식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이날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서 "수출 호조는 미국과 EU의 경기회복 영향이 크다"며 "EU 수출도 4월에 선박을 제외하면 13.1% 증가해 (수출을 둘러싼) 대외 요인들이 견조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5월 영업일수는 줄어들지만 일평균 수출은 상당히 좋은 편이어서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견조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품 수지가 사상 최대로 급증했음에도 서울환시에서는 여전히 외환당국의 환시개입이 진행중이다. 달러-원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악영향과 환율 변동폭 확대를 막기 위한 조치다.
달러화는 1,020원대에서 줄곧 멈춰서 있다. 일중 환율 변동폭은 하루에 5.00원도 채 넘지 못하고 있다. 변동폭이나 하락 속도 조절은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외환시장에서 당국의 환율 방어의지를 놓고 무엇을 위한 개입이냐는 볼멘 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이런 환율 개입은 시장의 왜곡을 낳게 된다"며 "환율 하락의 명분이 따라주지 않으면 후폭풍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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