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다국적 기업, 외채 발행 후 예금 캐리"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다국적 기업의 외채 발행이 글로벌 유동성 변화의 새로운 축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이 외채로 조달한 자금을 자국 예금에 넣는 캐리트레이드를 진행하면서 나타나는 통화 불일치 현상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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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BIS 수석 이코노미스트(사진)는 2일 한은 국제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위기 이후 각국 은행들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이 진행되면서 글로벌 유동성의 전파 경로로서 은행부문의 역할이 축소됐지만, 신흥시장국의 대외 외화자금 조달에서 기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국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역외 외화채권 발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글로벌 자산운용사 등 국제투자자들이 이들 채권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면서 "이런 현상은 2010년부터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처럼 외채를 발행하는 다국적 기업들은 이를 실물 자산에 투자하기보다 자국 금융기관에 자국통화 금융자산으로 보유하는 캐리트레이드를 실행하고 있다"며 "다국적기업이 글로벌 유동성의 전파과정에서 외화자금 조달을 통해 자국 금융기관의 대출능력을 확대시키는 준금융기관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국적기업들이 주로 선진국 자회사 등을 통해 저금리로 달러·엔화채권을 발행하고 이 자금을 다시 고금리인 신흥국 예금에 넣어 금리이익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환율이 변하는 위험을 제거하지 않으면 선진국 통화가 강세일 때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 기업들이 투자보다 이른바 '자금 운용'에 치중하는 상황을 말한다. 이렇게 증가하는 글로벌 유동성은 각국의 기업예금을 달러화로 환산해 측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 각국에 쌓이는 유동성이 개별 국가의 통화량과 환율 변화, 경기에 민감하다는 변한다는 점이다. 글로벌 유동성의 확장과 수축 변수가 더욱 추가되는 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에는 기업부문 통화지표 중에서 달러화와 엔화의 통화량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이들 통화의 가치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유동성의 전파경로에서 기업부문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고 특히 해외 자회사를 통해 외화를 조달해 자국통화로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다국적 기업의 통화불일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BIS 경제자문역 겸 조사국장(Economic Advisor and Head of Research)에 임명돼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BIS 역사상 비(非) 미국·유럽계 출신이 경제자문역을 맡은 사례는 신 이코노미스트가 처음이다. BIS는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이라 불리는 국제기구로 각국 중앙은행이 모여 통화정책을 조율하는 최상위 기구다. 신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해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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