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세자릿수 트라우마'…양보할 수 없는 이유>
  • 일시 : 2014-06-03 10:42:09
  • <'달러-원 세자릿수 트라우마'…양보할 수 없는 이유>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외환당국이 달러-원 1,020원선에서 강하게 브레이크를 거는 등 세자릿수 환율에 대한 트라우마를 드러내고 있다. 외환당국은 경상수지와 무역수지 흑자 고공행진 속에 세자릿수 환율 용인에 따른 시장의 쏠림을 가장 두려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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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이후 달러-원 환율 추이>

    3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종합(화면번호 2111)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2008년 7월11일 장중 저점 999원을 기록한 이후 6년여 동안 한번도 세자릿수로 내려오지 못했다.

    ◇ 상징적 레벨…추가 절상 기대 고려해야

    달러-원 환율 1,000원선의 가장 큰 의미는 가속도가 붙을 수 있는 레벨이라는 점이다. 심리적으로 큰 자릿수(빅피겨)는 민감한 레벨이기 때문에 붕괴 이후 하락 기대감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 레벨이 무너지면 조금 더 낮은 레벨을 기대하는 시장참가자들의 심리가 쏠릴 수 있다. 달러화 하락 속도도 더 빨라질 수 있다.

    달러화는 지난 3월 1,080원대를 기록한 이후 60원 이상 급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1,000원선마저 빠르게 무너지면 세자릿수 진입 이후에는 외환당국이 손쓰기가 만만치 않게 된다. 강한 지지선인 1,000원선을 두고 하락 압력을 막는 것과 지지선 없이 세자릿수에서 하락 속도를 제어하는 것은 하늘과 땅차이기 때문이다.

    한 외환당국자는 "세자릿수 환율을 앞두고 하락 속도가 너무 빨리 가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것"이라며 "시장 참가자들이 의미를 부여하고, 기대하는 측면에서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환율 전쟁서 '나홀로 강세' 어려워 = 미국이 금리 정상화를 앞두고 양적완화 축소에 나서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나라는 자국 통화 강세에 민감해졌다. 우리나라 외환당국만 원화 강세에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미국은 금리 정상화로 그동안의 달러 약세가 강세로 돌변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형편이다. 중국도 위안화 강세 기조를 뒤엎고 변동폭을 키우는 쪽으로 위안화 약세를 추진하기도 했다. 아베노믹스를 통해 엔화 약세 유도를 본격화했던 일본도 최근 경기부양 효과가 약해지면서 제 2라운드를 준비하고 있다.

    주요 3개국도 쩔쩔매는 환율 전쟁 속에서 나홀로 원화 강세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당국 입장에서는 경상수지 호조에 기댄 수출기업이 서울환시의 수급 불균형을 이끌도록 수수방관할 수도 없는 셈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5일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하면 유로 약세에 따른 제2의 환율전쟁이 불붙을 수도 있다.

    한 외환당국자는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달러 강세가 나타날 수 있는데 현재에는 수급이 중요하게 움직이는 양상"이라며 "재닛 옐런 미국 Fed의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꺼리고,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가 QE가능성을 내세우는 것도 디플레 상황에서 자국통화 절상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외환시장의 공급 우위에 따른 쏠림 방어에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환율, 위기 이후 경상흑자 견인차

    금융위기 이후 달러-원 환율이 급등락하는 과정에서 경상수지 흑자는 한국 경제를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이에 달러화가 하락할 때마다 수출 우려가 습관처럼 따라붙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지난 2008년 1월~8월까지 3월만 제외하고 적자를 기록하다 9월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2009년에는 흑자를 보였고 2010년, 2011년에는 비정기적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지난 2012년 1월, 2월에 적자를 낸 이후 26개월 연속 흑자를 나타냈다.

    물론 당장 달러화가 세자릿수로 간다고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달러-원 환율 하락이 내수와 투자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내수와 투자 활성화를 위해 눈앞의 가파른 원화 강세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국제금융실장은 "수출이 경제버팀목인 상황이고, 내수는 하루아침에 활성화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환율 하락을 쉽게 용인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한국 경제를 긴 시각에서 보면 내수와 수출이 같이 가면서 성장잠재력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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