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달러-원 종가쏠림에 왜 화났을까>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하락기에 유독 극심해지는 종가 쏠림 현상을 두고 외환 당국이 단단히 화가 났다.
장 막판 거래가 집중되면서 달러화의 종가가 일중 주된 거래 범위와 동떨어지게 형성되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은 정상적인 시장 작동으로 볼 수 없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10일 외환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당국은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의 하나로 현행 종가 시스템을 제도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외환시장협의회 등 시장과 소통 채널을 통해 종가 개선을 위한 의견도 구할 방침이다.
더욱이 필요에 따라서는 종가 거래 집중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은행권을 대상으로 세부 거래 내역에 대한 검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는 속내를 내비치고 있다.
◇달러-원 하락기 종가 거래 집중 심화
환시에서는 통상 개장초와 장후반 거래량이 다른 시간대에 비해 많다. 장초반 은행권의 포지션 설정이 집중되고, 마찬가지로 장막판 포지션 청산이 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장중 매매 타이밍을 놓친 기업체 거래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 주식과 채권 자금 등의 경우 종가를 기준으로 거래해 달라는 이른바 '종가 셀' 혹은 '종가 바이' 주문도 일부 존재한다.
하지만, 달러화가 추세적으로 하락하거나 상승하면서 당국과 대치 국면이 형성되면 거래 집중 현상이 심화한다. 특히 최근과 같은 달러화의 추세 하락기에 더욱 명확해진다.
전일에도 장중 달러화가 대부분 1,017원선 부근에서 거래됐지만, 특정 외국계은행의 장막판 대규모 달러 매도 물량이 집중되며 종가는 1,016원선 부근까지 내려 형성됐다.
◇종가 쏠림 두고 시장과 당국 '시각차'
종가 거래 집중 현상을 두고 시장과 당국의 견해는 엇갈린다.
시장 참가자들은 당국 대치 국면에서 불가피한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종가 셀 등 특수 거래가 아니더라도 당국이 장중 개입에 나서면 시장 참가자로서는 장막판 개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달러 매도를 미룰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은행권 한 딜러는 "달러화 하락이 추세인 상황에서 좋은 단가에 숏포지션을 구축하려는 시도는 당연한 현상"며 "일중 고점은 잡지 못한 상태라면 장막판 당국 개입을 기회로 포지션을 잡는 것이 무난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당국이 이른바 종가 관리로 레벨을 높여 준다면 더 좋고, 최소한 급락을 방치하지는 않을 것인 만큼 적정 수준의 매도 레벨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국은 종가 거래 집중이 정상적 거래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인식이다.
근래 인위적으로 종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개입에 나선 적이 거의 없는 데도 시장에서 당국을 핑계로 종가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종가 수준을 낮춰 이어지는 역외 거래에서 달러화 하락폭을 더 키우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가지고 있다.
또 장막판 거래가 집중되면서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스무딩오퍼레이션에 나서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점도 당국의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제도·관행 개선책 마련…필요시 은행권 검사도
당국은 이에따라 제도적 개선을 포함해 종가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선 현재 연구용역이 진행 중인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의 하나로 제도적인 개선 방안을 연구 중이다. 종가 동시호가 제도 도입 등을 포함해 다양한 대안을 찾고 있다.
당국은 또 다음 주 예정된 외시협 회의에서도 종가 개선 방안을 시장 참가자들과 논의할 계획이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제도를 바꿔야 하는 문제인지, 관행과 인식의 문제인지 등에 대해 시장의 의견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며 "종가 거래 집중 문제를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종가 거래 집중 원인 분석 등을 위해 필요시 은행권에 대한 검사도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어떤 이유에서 종가에 거래가 집중되는지 여전히 납득하기 어렵다"라며 "필요시 거래 성격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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