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고환율 한계' 지적'…정책 프레임 바뀌나>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경제정책을 총괄하게 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고환율 정책의 한계를 지적하고 나서면서, 과거 수출대기업 위주의 환율정책에 변화를 예고하고 나섰다.
최경환 후보자는 지난 13일 자택 앞에서 기자들에게 "지금껏 우리나라는 수출해서 일자리를 만드니까 국민이 좀 손해를 보더라도 고환율을 강조했는데, 이제 경제성장을 해도 국민에게 돌아오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상수지 흑자는 좋은 것이지만, 국민 삶의 질로 나타났을 때 비로소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국민에게 주는 게 무엇인지, 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수출 중심의 성장으로 국민도 고환율 정책을 일정부분 용인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국민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국민들의 고용창출이나 삶의 질을 따져봤을 때 고환율 정책이 좋지만은 않다는 뜻이다.
실제로 국정과제인 국민행복과 직결되는 고용창출 효과를 보면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이, 또 수출보다는 소비 등 내수부분이 월등히 뛰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지난 2월 발표한 '2010 기준년 산업연관표'를 보면 산출액 10억원 생산을 위해 투입된 취업자 수를 의미하는 취업계수는 서비스업이 12.0명으로 제조업의 2.4명보다 무려 5배 수준이다. 또 고용창출 효과, 즉 10억원당 취업유발 인원에서도 소비가 16.5명으로 수출의 8.3명의 2배 정도다.
그럼에도, 한국경제는 더욱더 제조업이나 수출 위주로 가속화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대외적인 충격을 완충하기 위해 일정한 수준의 달러-원 환율이 필요하다는 지적에도 국내외에서 수출을 통한 고성장보다 내수활성화를 위해 기존 환율정책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 박근혜정부 들어 수출과 내수의 균형성장을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3대 추진전략의 하나로 제시하고, 내수 활성화와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주요한 과제로 설정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국민 후생적인 측면에서 일자리 창출 등을 고려해 환율정책에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당장 외환 당국인 기재부는 최 후보자의 발언 자체를 현재 외환시장의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도 16일 최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 "최 후보자에게 확인한 결과 지난 2008~2009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높은 환율 수준에도 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문제점을 지적하려 한 발언"이라며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한 평가 등은 청문회 과정에서 재차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출과 내수의 균형성장이라는 국정과제나 최경환 부총리 후보자의 발언을 고려할 때 기존 환율정책에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박근혜 대통령이 내수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지목하면서 국내외에서 환율정책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인식이 커졌고, 여기에 국정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부총리 후보자까지 나서서 고환율 정책의 한계를 언급함으로써 앞으로 환율정책의 변화를 시사했다"고 진단했다.
이 딜러는 "단기적으로는 이라크발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야 하겠지만, 역외세력들도 정책기조 변화 등을 의식하고 방향성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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