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도 불황형 흑자…"수입이 흘러내리고 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우리나라의 6월 무역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나타내며 일각에서 무역수지에도 불황형 흑자가 다시 확인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2014년 6월 수출입동향'에서 우리나라의 6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5% 늘어난 478억3천600만달러, 수입은 4.5% 증가한 425억5천만달러를 나타냈다. 6월 무역수지는 52억8천600만달러를 나타냈다.
지난달 수출과 수입이 전년 동월 대비 모두 증가하는 모습을 나타냈지만, 금액 측면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올해 들어 우리나라의 월간 수출액은 지난 2월을 제외하고 꾸준히 400억달러대 중후반을 나타냈다. 특히, 선진국 경기 회복세의 영향으로 지난 3월에 우리나라의 수출은 490억달러를 넘었고, 4월에는 500억달러 선을 돌파했다.
5월과 6월 수출이 470억달러대로 떨어졌지만, 연휴와 지방선거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영향을 고려하면 수출 회복세가 꾸준했던 모습이다.
반면,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며 5월과 6월 수입액은 다시 420억달러대로 되돌아온 상태다. 또 최근 1년래 수입액이 450억달러 선을 넘었던 적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4월뿐이다. 우리나라의 수입액이 수출액과의 틈을 좁히지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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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현재까지의 수출입 금액 움직임>
◇수입 흘러내리고 있다
수출과 수입의 틈이 좁혀지지 않으며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일 "경상·무역수지 모두 불황형 흑자가 굳어지는 모습"이라며 "수출이 미미하게 증가하는 중이지만, 수입은 오히려 아래로 흘러내리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고환율 정책과 저금리 기조 등이 가계의 소득기반을 흔들었고,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과 규제 완화 촉진 등으로 자영업 등도 위축된 상황"이라며 "결국 수출을 위해서 가계가 양보한 셈인데, 경상 흑자와 원화 절상으로 수출이 이전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 직면한 역설적 상황이 펼쳐졌다"고 진단했다.
경상·무역수지의 내수 부진에 따른 불황형 흑자 우려는 정부 측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0일 언론사 경제부장단 간담회에서 경상수지 흑자 확대에 대해 "대외적으로 안정판을 확보했다는 의미도 있지만, 소비나 투자 등 내수가 그만큼 부진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30일 14시 02분 송고한 '현오석 "경상흑자 과도…적극적 관리 필요"(상보)'기사 참조)
◇원자재 가격 안정이 주요 동력
하지만, 이 같은 견해에도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의 무역수지 흑자를 불황형 흑자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전반적인 안정세로 우리나라의 수입액이 크게 움직이지 않아 무역수지도 흑자를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재 수입이 급증하는 등 6월 수출입 동향만 놓고 보면 불황형 흑자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요인 중 하나가 국제 유가인데, 최근에는 유가도 안정세를 유지하며 수입액이 늘어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근본적으로 수입이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무역수지 흑자가 유지된 것"이라며 "상반기 전체로 보면 내수 부진이 무역수지 흑자 확대 요인으로 일정부분 작용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도 "국제 유가는 다소 상승했지만, 유연탄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등의 영향으로 6월 수입액이 많이 늘어나지 않았다"며 "우리나라 수입액에 국제 원자재 가격이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현재의 무역수지를 불황형 흑자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jheo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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