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8개월 만에 공동 구두개입 배경은>
  • 일시 : 2014-07-02 14:30:40
  • <외환당국, 8개월 만에 공동 구두개입 배경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 세자릿수 진입을 앞두고 외환당국이 공동 구두개입을 통해 일방적인 환율 하락 기대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이번 공동 구두개입은 공급 중심의 역내 수급, 달러화 반등 모멘텀 부족 등으로 1,000원대 진입 이후 심리적 쏠림을 막기 위한 속도 조절용으로 풀이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2일 달러-원 환율 1,010원선이 붕괴된 직후 김성욱 외화자금과장과 이승헌 외환시장팀장 공동 명의로 "시장참가자들의 기대가 지나치게 일방향으로 쏠릴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기업과 역외 등 수급 주체들의 거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속도조절 차원…끌어올릴 요인 별로 없어

    가장 주목할 만한 배경은 달러-원 환율 하락 속도를 늦추기 위한 '속도조절'이다. 외환당국은 1,010원선 붕괴에 고강도 실개입보다 공동 구두개입으로 대응했다.

    당국은 수출업체 네고물량을 무작정 실개입으로 소화하기보다 1,010원선 레벨을 내주되 1,009원선에서 하락폭을 제한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외환당국도 달러화가 1,000원선을 위협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셈이다.

    한 외환당국 관계자는 "공식 구두개입에 나선 것은 레벨보다 속도조절 차원으로 봐야 한다"며 "매도 물량이 많고, (대내외) 리스크 요인이 별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달러화 1,000원대…투자심리 쏠림 차단

    특히 이번 구두개입은 심리적 쏠림 방어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볼 수 있다.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문구도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가 일방적으로 쏠릴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최근 시장 참가자들은 1,010원대 좁은 레인지 장세에서도 반등 모멘텀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이어지고, 외국인 주식순매수까지 이어질 경우 원화 강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달러화 1,010원선에서 외환당국의 대응이 여의치 않을 경우 1,000원선까지 가파르게 하락할 우려도 있다.

    환시 참가자들도 외환당국이 결국 1,000원대 진입은 물론 달러화 하락을 어느 정도 용인하고 있다고 봤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구두개입에 이어 실개입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1,000원선 방어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실질적인 정책 스탠스는 환율 하락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개입 실무진 공동 구두개입, 역내수급에 초점

    공급 우위의 외환시장 수급이 지속된 점도 개입 배경으로 꼽을 수 있다. 반기말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마무리됐음에도 중공업체 수주 소식 등이 연이어 나오면서 공급 압력은 여전했다. 달러화도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한 채 무거운 흐름을 보였다.

    개입 실무진 차원에서 공동 구두개입이 이뤄진 점은 주목할 만하다. 개입 실무를 총괄하는 김성욱 기재부 외화자금과장과 이승헌 한은 외환시장팀장이 전면에 나서 "기업과 역외 등 수급 주체들의 거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외환당국이 지난해 10월24일 최희남 국제금융정책국장과 유상대 국제국장 공동명의로 구두개입에 나선 것과 다소 달라진 양상이다.

    당국의 공동개입이 나온 레벨의 차이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 10월 공동 구두개입은 수년간 민감한 레벨로 인식되던 1,050원선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번에는 1,010원선이 1차로 막히더라도 빅피겨(큰 자릿수)인 1,000원선이 남아있다. 환율 세자릿수를 앞둔 외환당국의 대응이 본격화될 수 있는 시점이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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