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더멘털로 본 환율…"달러-원 세자릿수 불가피">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2008년 금융위기 이전 레벨인 세자릿수를 눈앞에 뒀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지난 2008년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크게 개선된 만큼 달러-원 환율 세자릿수 진입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3일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면 달러-원 환율 세자릿수는 불가피하다고 봐야 한다"며 "900원대도 깨져야 달러화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수출 대기업들의 달러 곳간은 넘치는데 정부와 가계는 부채 부담만 커지고 있다"며 "더 이상 고환율로 수출을 지지하는 정책을 지속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주요 통화들이 대부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음에도 원화만 제대로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외환시장 참가자는 "GDP대비 경상수지 흑자비율이 6%대를 넘는 상황에서 달러-원 환율도 어느 정도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수출은 여전히 좋고, 수출업체들은 팔 수 있는 달러 물량이 쌓여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2008년에는 연간 31억8천900만달러 흑자에 그쳤으나 2013년 798억8천300만달러로 급증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6년 만에 무려 25배 가까이 늘어났다.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2008년에 0.3%에 그쳤으나 2013년에는 6.1%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달러 유동성도 넉넉해졌다. 외환보유액은 2008년 2천12억달러에서 2013년 3천464억달러로 늘었다. 거주자외화예금도 급증했다. 거주자외화예금은 지난 2008년7월에 243억5천만달러였으나 올해 5월말에는 596억3천만달러로 두 배 넘게 급증했다.
반면, 단기외채비중(단기외채/총대외채무)은 크게 줄었다. 2008년 1분기 단기외채비중은 49.3%에 달했으나 2014년 1분기 단기외채비중은 29.1%로 하락했다.
원화를 둘러싼 경제 펀더멘털은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크게 나아졌다. 그러나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달러-원 환율은 그다지 하락하지 않았다. 달러화는 2008년 7월 990원대에 저점을 기록했으나 올해 7월에는 1,0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수출기업 채산성 악화를 우려한 외환당국은 세자릿수 진입을 앞두고 여전히 환율 방어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는 수출 걱정보다 내수 살리기가 급해진 형국이다. 경상수지 흑자는 과도한 수준인 반면 내수는 크게 부진해졌다. 정부는 물론 외환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내수 부진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의 일환으로 원화 강세를 용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원화 강세를 막는 것이 수출 부양에 미치는 효과가 크지 않은데 경제 펀더멘털만 보면 이미 세자릿수로 갔을 환율을 당국이 붙들고 있음으로써 원화 강세에 따른 수입물가 하락의 효과마저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외환당국이 원화 강세를 용인하기 어려운 것은 내수 회복 효과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환율 세자릿수가 수출과 내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당국의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 온 셈이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 센터장은 "원화 절상을 용인하면 경상수지 흑자 축소 효과는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원화 절상으로 수입 물가를 낮추고, 내수 진작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확신은 하기 어렵다"며 "이를 고려할 때 당국이 환율 적정 수준을 어느 정도로 보고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달러를 비롯해 신흥국 통화들이 대부분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갔다 조정을 받은 만큼 외환당국도 현재의 환율 수준이 적정한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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