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허브 시동…시장선 기대와 우려 교차>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이 3일 정상회담에서 위안화 청산결제은행 지정과 원-위안 직거래 등에 합의하면서 위안화 허브가 급물살을 탈 예정이다.
800억달러 규모의 위안화적격해외기관투자자(RQFII) 자격 부여돼 각종 위안화투자 상품도 만들어질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시장 개설을 앞두고 외환시장에서는 기대와 의구심이 교차하고 있다. 한-중간 대규모 무역거래를 기반으로 원-위안 직거래 시장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금융산업에도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할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다.
다만 과거 윈-엔 직거래시장이 개설 3개월 만에 사장된 사례도 있어 위안화 결제 수요가 확보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여전하다.
정부 일각에서도 위안화 사용 확대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등을 꼼꼼히 점검하면서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규모 무역거래…직거래 확대 가능성
우리나라와 중국의 대규모 무역거래를 감안하면 윈-위안 직거래 시장의 성공에 대한 기대도 적지 않다.
우선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대중 무역거래 규모는 2천300억달러 수준에 달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교역의 21.3%가 중국과 거래다.
다만, 아직까지 양국간 무역거래에서 결제 통화는 절대적으로 달러의 비중이 크다. 올해 1분기 원화결제는 1.7%, 위안화 결제 비중은 1.6%에 그쳤다. 달러의 결제 비중이 95.5%로 압도적으로 많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실수요가 있어야 시장이 커질 수 있다는 생각과 시장이 있어야 수요가 창출된다는 것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란과 같다"며 "정부가 선제적으로 시장을 만든다면 업체들도 헤지 수단 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결제 유인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안화 헤지를 위해서는 원화에서 달러, 다시 위안화로 두 단계를 거치며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도 위안화 결제를 제한하는 요인"이라며 "원-위안 선물환 등 파생상품 시장이 생긴다면 헤지가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안화의 태환성이 엔화 등에 비해 아직 부족한 점이 오히려 원-위안 직거래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원-엔 시장은 엔화를 재정거래를 통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조달할 수 있었다는 점이 오히려 직거래 필요성을 떨어뜨렸다"며 "위안화는 아직 국제적으로 태환성이 부족한 만큼 국내 직거래 시장이 열리면 오히려 엔보다 수요가 많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기업들이 위안화를 가지고 있을 때 잉여 자본의 투자처가 확보되는 것이 중요한 데 RQFII가 물꼬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엔-원 사례 되풀이 우려…위험도 고려
하지만 원-위안 직거래가 결국 엔-원 시장처럼 사장될 수 있다는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낮은 위안화 결제 비중에서 볼 수 있듯 기업들의 위안화 결제 수요가 얼마나 빠르게 늘어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특히 상하이에서 거래가 가능한 파운드와 엔, 호주달러 등과 달리 원-위안은 국내에서만 거래된다는 점도 제약 요인이다. 원화의 역외 거래가 허용되지 않고, 중국도 기업의 역외 위안화 거래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안유화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제 호주달러와 파운드, 엔화 등 직거래가 가능한 주요 국제통화들은 대부분 상하이에서 거래가 이뤄진다"며 "위안화 수요가 가장 많은 주체가 중국 기업인데, 이들의 참여가 제한되면 거래가 활성화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순차적으로 중국 내 시장 개설을 추진할 것이라 밝혔다.
또 원화결제가 아니라 단순히 위안화 사용이 늘어나는 것이라면 수출 기업의 환변동 위험 축소나 외환시장의 안정 등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할 수 있다.
원화가 위안화가 유사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특성이 있기는 하지만, 윈-위안 환율도 결국 달러-원 환율과 달러-위안 환율 변동을 그대로 반영하는 만큼 환리스크 축소의 효과가 크다고 볼 수 없다.
최지영 기재부 외환제도과장도 최근 관련 세미나에서 "위안화 허브가 됐을 때 위험요인도 생각해야 한다"며 "위안화가 중요 통화가 됐을 때 위안화 유출입도 주요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관리해야 하는 변수가 더 늘어나는 측면이 있다는 점도 분명히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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