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뒤늦게 환율방어 의지…시장은 시큰둥>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예상보다 강한 어조로 달러-원 환율의 추가 하락 방어 의지를 피력했다.
최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세자릿수를 위협하는 달러화의 하락 속도가 빠르며, 이를 안정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환시장에서는 최 후보자의 이 같은 발언이 부각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내수와 가처분 소득 중시 등 후보자의 전체적 경제 철학에 비춰볼 때 환율관련 직접적인 발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외환시장 딜러들은 9일 달러화가 세자릿수 테스트에 돌입하기 전까지는 당국의 개입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며, 결국 1,000원 선에서 실개입으로 드러날 방어 의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최경환 '고환율 지적' 발언 뒤집기
최 후보자는 전일 국회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환율 방어 의지를 보였다. 내정 직후인 지난달 13일 내놓은 고환율 정책이 국민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취지의 발언과는 사뭇 달라진 태도였다.
최 후보자는 청문회 오전 질의에서 "현 시점에서 외환시장 안정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취임하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진 오후 질의에서는 보다 선명한 방향성을 드러냈다. 그는 "환율이 위로든 아래든 급격하게 변화해서는 안 된다"며 "현재 환율 변동 상황은 급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후보자는 고환율 지적 발언에 대해서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시절 수출 대기업이 환율이 내려갈 때 중소기업에 비용절감으로 떠 넘기는 행태를 지적한 것이란 해명을 내놨다.
최 후보자가 적극적인 발언을 내놓자 오히려 국회의원이 자제를 요청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부총리 후보자의 발언은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환율에 관한 발언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 후보자는 "주의해야 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고 맞받았다.
달러화가 세자릿수 진입을 위협하는 현 상황에서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시장 반응은 시큰둥…1,000원선 공방 불가피
최 후보자가 경제 수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공격적인 발언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미미했다.
달러화는 전일 장 종료 직전 상승폭을 확대하며 전 거래일보다 1.40원 오른 1,011.9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 막판 후보자의 발언이 전해지긴 했지만, 딜러들은 달러화 반등이 후보자 발언보다는 당국의 실개입이 유입된 영향이라고 평가했다. 달러화의 자체적인 상승 동력은 미미했다는 것이다.
시장 참가자들의 최 후보자 청문회에 대한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후보자가 환율 언급을 내놓기는 했지만, 경제정책에 대한 포커스는 오히려 가계의 가처분소득 증대와 내수 확대에 맞춰져 있는 만큼 환율 방어 의지가 강하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A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후보자가 공개석상에서 원화절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히는 게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니냐"며 "후보자 발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도 "후보자의 전반적인 경제 철학은 내수와 가처분 소득 증대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상흑자의 문제점도 꾸준히 지적하고 있어 환율 방어 의지가 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달러화가 반등하려면 미국 금리가 오르거나 당국이 확실한 방어 의지를 보여줘야 하지만, 당장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네고 시점을 놓친 수출업체들이 반등 때마다 네고 물량을 내놓으면서 결국 1,000원선에서 당국의 실개입 의지를 확인하려 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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