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달러, 왜 오르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인 것은 미국 경제지표는 개선되고 조기금리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는 반면 유럽 경제는 부진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금도 유럽에서 미국으로 향하고 있으며 외환시장에서 이러한 자금 흐름이 반영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와 잭슨홀 회의 이벤트도 달러화 상승에 대한 관심을 자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작년 11월 이후 최저치인 1.3302달러까지 밀렸고, 달러-엔은 지난 4월 이후 최고치인 103.25엔까지 올랐다.
◇ 美-유럽, 경기 온도차 '뚜렷'…유럽선 자금 이탈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속속 발표되는 미국의 경제지표는 Fed의 조기 금리 인상 기대감을 높이는 반면, 유럽 지표는 부진을 이어가고 있어 미국과 유럽간 경기 차별화가 강화되고 있다.
전날에는 미국의 주택 지표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호조세를 나타낸 반면 유럽의 경상흑자는 직전월보다 축소돼 이러한 차이를 재확인시켰다.
미국의 7월 주택착공은 전월 대비 15.7% 늘어난 연율 109만 3천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시장 예상치인 97만5천채를 크게 웃도는 결과다.
미국의 다세대 주택착공 실적도 33% 급증한 42만3천채를 기록해 2006년 1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BNP파리바의 바실리 세레브라아코브 외환 전략가는 Fed가 주시하는 지표 중 하나가 인플레이션과 주택 착공실적이라며 이날은 특히 주택시장 지표가 투자자들을 더 크게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웨스턴 유니언의 조 마님보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달러화 움직임의 중심에는 미국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가 있다"며 미국 펀더멘털 개선이 달러화 강세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유럽의 지표는 부진한 모습이다.
전날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의 6월 경상흑자가 131억유로(약 17조8천억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월인 5월에 기록한 198억유로를 밑도는 금액이다.
마님보 애널리스트는 미국 지표는 강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으나 유럽 지표는 고전하고 있다며 "유로존의 경상흑자도 예상보다 부진해 유로를 위해 남겨뒀던 몇 안 되는 긍정적 요인 중 하나가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지정학적 불안과 이에 따른 러시아의 경제 제재 등으로 유럽의 회복세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지난 18일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러시아의 지정학적 위험으로 독일 경제 성장이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은 지난 14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대비 0.2% 감소했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은 바 있다.
같은 날 발표된 유로존의 2분기 성장률도 전분기대비 정체돼 러시아의 지정학적 불안이 유럽 성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으로 몰렸던 미국계 자금이 유럽을 떠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르키트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6주간 미국에 상장된 유럽 상장지수펀드(ETF)에서 40억달러가 순유출됐다.
골드만삭스는 전날 보고서에서 ECB의 완화책이 많은 유로존 투자자들을 금리를 좇아 해외로 달아나게 하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가 유로-달러의 하락을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FOMC 의사록·잭슨홀 '매파' 기대감 높여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미국에서 발표될 7월 FOMC 의사록과 다음날부터 시작되는 잭슨홀 회의를 주시하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는 FOMC 의사록과 잭슨홀에서의 재닛 옐런 Fed 의장의 연설은 모두 비둘기파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완전한 비둘기파적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한 옐런이 그렇지 않은 기미를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투자자들은 크게 놀랄 것으로 예상된다.
씨티FX의 스티븐 잉글랜더 스트래티지스트는 전날 보고서에서 옐런이 완전한 비둘기파적 면모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나, 이러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시장의 실망감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옐런이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Fed의 양대 임무인 물가와 고용에 다가가고 있다고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분더리히 증권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 전략가는 "통화정책에 대한 실질적인 힌트는 잭슨홀에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옐런의 이번 연설은 노동시장에 국한된 것이지만, 노동시장의 개선이야말로 Fed의 양대 임무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이번 잭슨홀 회의에서 Fed의 금리 인상 시기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설사 옐런이 잭슨홀 회의에서 노동시장의 부진이 여전하며 아직 Fed의 초저금리가 필요하다고 역설할지라도 시장이 긴축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웰스 캐피털 매니저먼트의 제임스 폴슨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잭슨홀 회동은 주로 의례적 행사인 경우가 많았다며 회의 내용보다 Fed의 금리 인상에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Fed가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금리 인상은 (예상보다) 훨씬 더 공격적이고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정도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이번 잭슨홀 회동에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연설이 예정된 점도 시장이 주목하는 부문이다.
드라기 총재가 악화하는 유럽의 경제에 대해 어떤 평가와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되기 때문이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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