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의 '작심 엔-원 발언'…배경과 영향>
  • 일시 : 2014-09-15 11:16:36
  • <이주열의 '작심 엔-원 발언'…배경과 영향>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이례적으로 외환시장에서 선전포고를 내놨다.

    이 총재는 최근 엔-원 환율의 하락세가 우리 경제에 상당한 위험요인이 된다면서 직접적인 언어로 방어 의지를 피력했다. 엔저 현상이 장기간 지속하면서 추가 절하가 우리 수출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우려에서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5일 정부에 이어 한은 총재까지 우려를 표명한 만큼 달러-엔이 상승세를 이어가면 외환당국도 달러-원 환율 개입을 통한 엔-원 방어 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주열의 작심발언…금안 보고서도 '무시'

    이 총재는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회견에서 최근 엔저에 대해 이례적으로 직설적인 표현을 동원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엔-원이 많이 하락해서 우려된다. 엔 약세가 1년 반 정도 장기간 지속했고, 엔화가 추가로 약세가 되면 (우리 경제에도)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엔-원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직설적인 언급을 내놨다.

    달러-엔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달러-원 시장 개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엔-원 추가 하락을 방어하겠다는 속내를 가감 없이 드러낸 셈이다.

    이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이례적이다. 그는 지난 8월 금통위에서는 "환율 관련 대답은 유보하겠다"고 하는 등 환율 관련 발언을 삼가왔다.

    이 총재는 또 불과 5개월 전인 지난 4월 한은이 국회에 공식적으로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의 분석 내용도 부정했다.

    그는 엔-원 환율이 800원까지 떨어져도 국내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이 0.35% 하락하는 데 그칠 것이란 금융안정보고서의 분석 내용에 대해 "그런 계량적인 숫자가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평가절하했다.

    한은의 공식 보고서도 깎아내릴 정도로 현재 엔-원 하락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방증이다.

    ◇이주열 돌변 배경은…정부와 입 맞췄나

    이 총재가 강경한 태도를 표한 배경으로는 우선 엔저가 장기간 지속하는 가운데다 최근 절하 속도가 가파른 점을 들 수 있다. 또 정부의 엔저 대응에 한은도 적극적으로 보조를 맞추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달러-엔은 올해 102엔선을 중심으로 횡보세를 나타냈지만, 지난 8월부터 재차 가파른 오르면서 이날은 107.30엔대에서 등락 중이다. 이에따라 엔-원은 100엔당 960원대로 급락했다.

    지난해 경상수지는 800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는 등 엔저가 우리 대외 경쟁력에 미치는 악영향은 아직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경상흑자는 수입이 저조한데 따른 불균형일 뿐이고, 수출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추가 엔저의 악영향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평가다.

    수출은 지난해 2.1% 증가에 그친 데 이어 올해도 8월까지 2.5% 증가했다. 한은의 올해 연간 수출증가율 전망치 4.9%의 절반 수준이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9월 초 한은과 함께 개최한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엔-원에 대해 자세히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지금까지는 일본 기업이 엔화 약세를 수출단가에 본격적으로 반영하지 않았지만, 본격적인 가격 경쟁에 나선다면 우리 수출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거시경제금융회의의 연장선에서 나온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외환 시장 참가자들은 정부와 한은이 한 목소리로 우려를 표명한 데 따라 엔-원 하락에 따른 당국의 개입이 빈번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한은 총재까지 나서 엔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만큼 달러화 반등과 상관없이 당국의 개입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네고 우위 등 수급 부담에도 달러화가 하락세로 돌아서기는 한층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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