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원 하락에 엔화대출 급감…은행 '상환유도'>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일본 엔화 약세와 엔-원 재정환율 하락을 계기로 국내은행의 엔화대출 잔액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엔화 약세가 심화되면서 기존 엔화대출자들의 상환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과거 높았던 엔-원 환율이 하락하면서 상환하려는 대출자들의 수요가 부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도 현재 엔-원 재정환율 수준이 나쁘지 않다며, 기존 엔화대출을 상환하거나 과거에 비해 낮아진 금리의 원화대출로 차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국내은행의 엔화대출은 6천966억엔 수준으로 감소했다. 작년 말의 7천988억엔에 비해 13%나 줄어든 금액이다. 특히 지난 2010년의 1조3천329억엔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엔-원 재정환율이 지난 2010년 말 100엔당 1,391원에서 2012년 1,234원으로 떨어진 데 이어 2013년에는 1,002원까지 낮아진 영향이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엔-원 환율이 세자릿수로 진입해 950원 근처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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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엔-원 재정환율이 낮아지면 기존 엔화대출자는 보다 줄어든 금액으로 같은 규모의 엔화대출을 상환할 수 있다. 즉, 예전보다 적은 원화금액으로 더 많은 엔화대출을 갚을 수 있게 된 셈이다.
A은행 관계자는 "엔-원 환율이 100엔당 1,000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엔화대출 상환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차주에 따라 다르지만 대출시 평균 엔-원 환율이 100엔당 1,100원 수준이기 때문에 환차익이 생긴 대출자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엔저 현상이 이어질 수 있으나 환율 변동성 심화 등을 감안하면 엔화대출을 상환하는 것도 괜찮다"며 "특히 원화 대출금리도 낮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원화로 갈아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물론 엔-원 환율이 추가로 낮아지면 기존 엔화대출자의 상환부담도 더욱 준다.
그러나 B은행 관계자는 "엔저가 심화되면 대출자의 환차익이 늘어나는 측면도 있지만, 환리스크 차원에서 상환을 유도하고 있다"며 "엔화 대출은 엔화에 대해 숏포지션을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문했다.
그는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엔화가 급등하면서 대출자들이 '엔화대출자모임'을 만들어 은행과 소송을 벌이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른 탓에 은행들 입장에서도 엔화대출 자체를 꺼리는 것도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당국이 과거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등을 계기로 건전성 차원에서 기업의 외화대출을 규제하는 지속적인 엔화대출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엔-원 재정환율 하락 등으로 엔화대출에 대한 상환이 속속 이뤄지는 반면 신규 대출에 대해서는 잠금장치를 해둔 셈이다. 실제로 당국은 단기외채 증가와 거시건전성 강화를 이유로 외화대출의 용도를 실수요로 제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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