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强달러 제동 '한목소리'>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기자 = 미국과 일본에서 환율에 대한 경고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달러 강세가 최근 살아나고 있는 경제회복에 악영향을 줄까 우려하고 있으며 일본은 엔화가 너무 많이 빠지면 경제에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엔저의 이면에 달러 강세가 존재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일본 역시 달러 강세를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과 일본 정책당국이 최근 가파르게 질주하는 글로벌 달러 강세에 제동을 걸고 있는 셈이다.
◇연준의 이례적 환율 경고…왜
미국 경제가 금융위기의 충격을 딛고 회복세를 보인 배경에는 달러화 약세가 있다. 연준이 세차례에 걸쳐 양적완화를 시행함에 따라 달러가치가 하락했고 이는 미국의 수출을 늘리는 원동력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달러지수가 11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는 등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보이자 달러가 더 오르면 미국 경제의 회복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통해 달러 강세에 경고를 보낸 것은 더이상의 달러 강세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FOMC가 8일(미국시간) 공개한 회의록을 살펴보면, 일부 FOMC 위원은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낮게 나오면 달러화의 추가 강세를 촉발하고 미국의 대외 부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 정책당국의 환율 경고는 미국의 산업구조 변화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제조업으로 변화시키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해외로 이전한 공장을 미국으로 되돌리는 이른바 '리쇼어링'을 장려하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해외로 팔아 수출을 늘림으로써 경제회복을 추진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셈이다.
아울러 미국은 셰일가스 혁명을 통해 남아도는 석유를 해외에 수출하면서 고질적인 무역적자 문제를 해소해 나가고 있다.
미국의 8월 석유수입액은 272억달러로 2010년 11월 이후 가장 작은 규모로 줄었고, 이것이 미국의 전체적인 수입물량을 줄여 무역적자를 개선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달러가 강세를 보인다면 제조업과 에너지 수출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에 조기에 당국차원에서 환율 경고 사인을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엔저 임계점 도달했나…속도조절 나선 아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최근 엔저의 악영향에 대해 언급했다. '아베노믹스의 아이콘'으로서 엔저의 긍정적인 면만을 얘기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들어선 엔저가 꼭 좋은 면만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달러-엔이 110엔에 가까워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일 "엔저가 수출업자에게는 유리하지만, 엔저에 따른 에너지 수입가격 상승으로 중소기업과 소비자에 피해를 주는 것도 사실이라며 정부는 엔저 영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베는 지난달 미국 방문길에서도 기자들을 만나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아베의 발언 이면엔 엔화가치가 지나치게 떨어지면 곤란하다는 당국의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엔화가치가 떨어지면 일본 수출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으나 지나치게 폭락할 경우 수입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역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원전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LNG(액화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입규모가 커지고 있어 엔저가 오히려 무역적자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당국이 편안하게 여기는 환율은 대략 105엔 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달러-엔이 만약 110엔을 넘기면 일본 경제가 얻는 이득보다 손실이 더 많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일본 외환시장에선 달러-엔이 110엔을 넘게 되면 120엔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아베가 엔저의 부정적인 면을 말한 건 달러-엔이 현재 레벨에서 더 올라서는 안된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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