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사상최저…한은도 환율전쟁 가담하나>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한국은행이 역사적인 저점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글로벌 환율전쟁에 발을 담갔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그동안 환율문제를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수차례 강조했으나, 이번 금리 인하는 원화의 상대적인 강세압력을 완화하려는 통화당국의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통화위원회는 15일 정례회의를 열고 한은 기준금리를 연 2.00%로 인하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와 마찬가지로, 한은이 통화량 조절에서 금리 조절로 통화정책 운영방식을 바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기준금리 인하는 외형적으로 글로벌 경기침체로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국내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아울러 경기부양을 위해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펼치고 있는 정부와 정책 공조도 한몫했다.
그러나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계기로 불거지는 글로벌 환율전쟁에 희생양이 되지 않겠다는 포석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미국의 출구전략 본격화를 계기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달러 강세가 심화되면서 달러인덱스는 지난 7월초 79수준에서 3개월여 만에 86.638까지 치솟았다. 반면 유로-달러 환율이 1.25달러까지 곤두박질하고, 일본 엔화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10엔대로 치솟았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출구전략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중앙은행(BOJ)이 디플레이션을 차단하기 위해 추가적인 부양책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 사이의 환율갈등을 넘어 환율전쟁으로 전개되는 불협화음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의 수출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엔화의 약세가 심화되면서 엔-원 재정환율도 급락하고 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엔저 우려를 쏟아냈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들이 선진국의 환율전쟁에 뾰족한 대응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대내외적으로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에 대한 인식이 곱지 않은 데다 엔-원 재정환율 하락에 미시적으로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 달러 강세와 엔저로 촉발된 엔-원 환율 하락을 저지할 수 있는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의미다.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한은의 통화정책이 주목을 받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엔-원 재정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전선의 가격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결국, 글로벌 환율전쟁이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한은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도 한은의 금리 인하는 대내외적으로 불가피한 판단으로 평가했다. 대외적으로 환율전쟁이 거세지는 데다 대내적으로 내수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통화당국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결정이었다는 의미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국제금융실장은 "한은의 금리 인하가 달러-원 환율을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국내외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정책옵션의 하나임에 틀림없다"고 평가했다.
이 실장은 "내수경기가 여전히 부진한 데다 엔저 현상에 대해서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마땅한 정책수단이 없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대외적으로 원화 강세압력을 완화하려고 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co@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