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시 "美 환율보고서로 거래방향 바꾸진 않아"
(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6일 미국 재무부가 한국 외환당국에 시장 개입을 제한하라고 주문했지만, 실제 거래가 시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외환당국의 스탠스도 변하지도 않을 것으로 진단됐다.
미국 재무부는 15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반기 '국제 경제 및 환율 정책에 대한 보고서'(환율 보고서) 한국 외환 당국이 원화 가치가 더 절상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보고서에서 환시개입 부분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제시된 수치도 이전보다 구체적이었다. 환시개입을 줄이라는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재무부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8월까지 한국 외환당국의 개입 규모를 약 220억달러로 추정했으며 올해 5~7월 사이에는 140억달러를 매입한 것으로 봤다.
재무부는 또 당국의 개입 규모가 외환보유액 증가분에서 나타난 수준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말부터 올해 8월까지 순 선물환포지션이 134억달러 늘어났다는 이유에서다.
재무부는 "한국 당국은 환시개입을 예외적인 상황으로 한정하고, 개입 투명성을 높이며, 거시건전성 조치가 환율에 대한 상승 압력을 더 키우는 것이 아니라 금융부문 리스크를 줄이는데 분명히 초점을 맞추도록 해야한다"고 요구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7월만 해도 1,000원선이 깨질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글로벌 경제 상황과 맞물리면서 방향을 위쪽으로 급선회했다.
미국의 시각에서는 한국 외환당국이 달러화 하단을 지지하면서 환율 상승세를 유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시장참가자들은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중립적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심리에 어느 정도는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제로 포지션을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됐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경험상 달러-원 환율 저점 구간에서 이런 내용의 보고서가 나와도 시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미 재무부가 압박 수위를 높였다고 볼 수 있지만, 환율 보고서는 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재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환율 보고서 때문에 숏포지션을 내는 시장참가자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지난 몇 달간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증가 폭이 축소됐다. 또 유로존이나 일본 모두 자국 통화 약세를 유도하는 상황이어서 한국 외환당국만 압박을 받을만한 입장은 아닐 것"으로 진단했다.
전 연구원은 "환율 보고서로 외환당국 스탠스가 갑자기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며 "다른 국가의 환율정책에 대한 평가도 더 자세히 봐야겠지만, 미국이 달러 강세에 대한 부담을 어느 정도 느낀다는 정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보고서에 대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은 "시장 개입은 시장에서 쏠림현상이 발생할 때 스무딩오퍼레이션에 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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