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착시효과…고용 못늘리는 '불임 흑자'>
  • 일시 : 2014-10-27 14:47:52
  • <경상수지 착시효과…고용 못늘리는 '불임 흑자'>



    (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우리나라 경상수지에 구조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기업들이 국내가 아닌 해외 생산을 늘리면서 상품수지 흑자가 확대됐고 본원소득수지가 흑자 전환하면서 경상흑자 기여도가 높아진 것이다.

    불어난 경상흑자가 보여주는 제조업 구조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해외생산, 특히 현지법인을 통한 생산이 확대되는 추세여서 국내 고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른바 불임형 흑자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또 본원소득수지 흑자를 견인한 배당소득이 우리나라에 유입되기보다는 현지에서 재투자된다는 지적도 있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경상수지 흑자 중에서 상품수지 흑자는 2010년 290억달러에서지난해 805억달러로 큰폭으로 증가했다. 본원소득수지는 지난 2010년 4억9천만달러로 흑자 전환하고 나서 지난해 114억달러까지 불어났다. 지난해 경상흑자는 798억달러였다.

    대규모 경상흑자의 배경에는 제조업체들의 해외생산 확대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재료를 내보내 해외에서 완제품으로 만드는 가공무역과 국내기업이 해외에서 상품을 구매해 외국시장에 수출하는 중계무역이 늘어났다. 이는 상품수지 흑자 확대로 이어졌다.

    최근 주목할 만한 변화는 대기업들이 해외에 독립채산형 법인을 세워 생산부터 판매까지 맡기는 사례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현지법인이 거둔 영업익만이 본원소득수지 중 배당소득으로 인식된다.

    제조업의 해외생산비중은 2012년 18%였다. 2012년 1분기 스마트폰의 78%가 해외에서 생산됐고 자동차는 지난해 48%가 해외생산품이었다.

    국내생산이 정체되는 반면 해외생산이 늘어나는 추세에 대한 우려는 적지 않다.

    해외생산 비중이 커지면 국내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중국의 규제로 해외생산 형태가 가공무역에서 현지법인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돼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더 커질 수 있다. 수출되는 부품이 줄어듦은 물론 기존 부품업체마저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배당소득이 통계상에는 계상되지만 실제 우리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국제수지 통계상 현지법인이 국내외 투자자들에 배당하고 남은 이익은 내부유보금으로 보고 재투자수익으로 계상한다. 직접투자가 늘어났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지법인은 세제지원 등의 이유로 국내가 아닌 현지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 국내 고용정책이나 투자유인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정영택 한은 통계국장은 지난주 기자단 워크숍에서 "중국이 가공무역 제한조치를 내놓자 기업들은 이에 대응하고자 일괄생산체제 구축하면서 현지 독립채산형 법인으로 탈바꿈했다"며 "최근 수출에서 가공무역이 줄어드는 원인을 여기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국장은 "경상수지 중 상품수지 비중이 줄고 본원소득수지 비중이 느는 구조적 변화가 초래된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오는 29일 9월 국제수지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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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이후 경상수지와 구성항목 추이. 출처:한은 경제통계시스템>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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