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우의 외환분석> 엔-원 950원도 위태
(서울=연합인포맥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름세가 거침 없는 달러-엔 환율 영향으로 1,070원대 후반까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행(BOJ)의 예상치 못한 추가 양적완화와 연기금의 해외투자 확대 조치 등으로 달러-엔은 폭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BOJ 완화정책이 발표된 지난 1일 달러-엔은 뉴욕 금융시장에서 102엔대 초반까지 무려 '3빅' 이상 급등했다. 이어 이날 아시아금융시장에서는 112.98엔선까지 고점을 높이며 113엔선도 넘보고 있다.
75억달러 가량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10월 무역흑자가 달러화의 상승세를 어느정도 제어해 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되겠지만, 패닉성 달러-엔 상승에 따른 달러화의 동반 상승 압력을 중화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업체들도 달러-엔의 급등 흐름이 진정되기 이전까지는 적극적인 대응보다는 네고 물량 출회를 늦추는 '래깅(Lagging)' 전략을 취할 공산이 커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인 스탠스와 BOJ의 양적완화 조치가 동시에 터져 나오면서 달러화가 급등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BOJ 깜짝 완화의 충격이 가시지 않는 가운데, 이번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현지시간, 6일), 미국의 비농업고용지표발표(7일) 등 이벤트들도 달러 강세 기대를 자극하며 달러 매수 심리를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연금적립금관리운용(GPIF)이 해외주식과 채권 투자비중을 각각 25%와 15%로 높여잡은 점도 엔화에 지속적으로 약세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요인이다.
당장 달러-엔 급등에 따른 엔-원 재정환율의 급락으로 달러화의 동반 상승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엔-원은 이날 서울환시 개장전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945원선 부근까지 내렸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달러화의 상승폭을 감안해도 950원선까지 하락했다.
엔-원 950원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번도 무너진 적이 없는 레벨이다. 심리적 지지선 역할을 할 수 있는 950원선이 깨지면, 국내 수출기업의 경쟁력 악화 우려와 외환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심이 급증할 수 있다.
뉴욕 증시는 BOJ의 부양책에 힘입어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95.10포인트(1.13%) 상승한 17,390.5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23.40포인트(1.17%) 높아진 2,018.05에 끝났다.
뉴욕 NDF 시장 달러화는 1,070원대 중반까지 올랐다. 달러-원 1개월물은 1,074.5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3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68.50원)보다 4.70원 상승한 셈이다.
달러화는 역외 환율 상승을 반영해 1,070원대 중반으로 갭업한 이후 추가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엔이 113엔 부근으로 뉴욕 종가인 112엔대 초반보다 이미 '반빅' 가까이 상승한 만큼 달러화의 추가 상승도 불가피해 보인다. 달러화가 지난달 6일 기록한 전고점인 1,074.90원선을 넘어 1,080원선 부근까지 단번에 레벨을 높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10월 무역수지는 시장의 예상치보다도 양호한 75억달러 흑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화에 하락 재료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지만, 달러-엔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영향력이 제한될 전망이다.
무역흑자 및 수출 호조가 외환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박 및 플랜트 수출호조에 힘입었다는 점도 영향력을 희석할 수 있는 요인이다.(정책금융부 외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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