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에도 네고물량 우위…환율급등 기다렸나>
(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의 달러-원 환율이 달러-엔 환율 급등에도 애초 기대만큼은 오르지 못하고 있다. 수출업체의 이월 네고물량이 나오는 데다 달러-원이 달러-엔을 여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4일 달러화 레벨이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 이후 달러-엔 급등을 따라 높아지면서 수출업체들이 지난달에 처리하지 못한 달러화 매도에 나서기에 좋았다고 평가했다.
전일 달러-원 현물환 종가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달러-원 종가와 비교해 1.90원 낮은 수준에서 장을 마쳤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네고물량이 쏟아진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지만, 이후에 확인해보니 네고가 우위였다"면서 "거래량이 100억달러 넘었던 점을 보더라도 월초 이월 네고물량이 꽤 나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주말 발표된 10월 무역수지가 사상최대 흑자를 나타낸 점도 시장 심리에 부담을 안겨줬다. 수출이 여전히 견조해 네고물량이 수급상 우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전일 달러-엔 환율이 113엔을 넘어서지 못하는 등 상승세가 급하지 않았다는 점도 달러화를 밀어올리지 못했다. 일본 금융시장이 휴장이었던 탓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아시아 통화가 차분한 움직임을 나타냈다. 또 역외 투자자들도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진단됐다.
한 외국계 은행 딜러는 "달러-엔 환율 상승세가 멈추면 시장은 수급 중심이 될 것"이라며 "현재 주요 흐름이 엔화 약세 내지 글로벌달러 강세지만, 지속되지 않으면 이월네고가 나올 때여서 흐름이 무거워진다"고 설명했다.
엔-원 재정환율은 달러-엔 환율 상승폭이 달러-원 환율 상승폭보다 커지면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전일 엔-원 재정환율은 서울환시 개장 직전 6년2개월 만에 처음으로 950선을 하회했다.
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엔-원 재정환율은 더 하락하게 된다. 950원 지지선이 무너졌으니 다음 지지선을 전망하기 어렵지만, 일단 945원선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환시에서 달러화가 네고를 뚫고 종전 연고점인 1,086.10원을 넘어설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간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14엔에 근접하고 역외 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종가는 현물환 대비 10.80원이나 상승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현재 달러화 레벨에서 엔-원 환율이 950원 초반대임을 감안하면 달러화가 달러-엔 환율에 비해 여유 있는 수준은 아니다"며 "네고물량이 상당부분 소화됐고 엔-원 환율부담에 달러화 상승쪽에 무게를 둔다"고 전망했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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