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 완치 때까지 약 먹어야"…구로다 의지 재확인>
  • 일시 : 2014-11-05 15:48:48
  • <"디플레 완치 때까지 약 먹어야"…구로다 의지 재확인>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디플레이션이라는 만성 질환을 완전히 치료하려면 약을 다 먹어야 한다"

    5일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가 디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다시 한번 시장에 각인시켰다.

    경제는 병들었고, 약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충분히 약을 먹지 않으면 상황은 악화한다고도 했다.

    필요할 경우 주저 없이 행동에 나서겠다는 발언도 재차 거듭했다.

    구로다 총재의 발언에 엔화는 다시 한번 추락했다.

    달러-엔은 장중 한때 114엔을 돌파하며 2007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로-엔도 143엔을 넘어섰다.

    ◇ 디플레 억제 위해 "무엇이든"…추가 완화 시사

    구로다 총재는 이날 교도통신이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해 한 연설에서 디플레이션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추가 완화 조처를 단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구로다는 "가능한 한 이른 시점인 대략 2년 내 물가목표 2%를 달성할 것이라는 종전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BOJ는 내년 회계연도 중에 물가 목표 2%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세 인상 등에 따른 수요 부진과 유가 하락으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자 BOJ는 추가 부양책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구로다 총재는 인플레이션 기대가 추세대로 오르고 있지만, 유가 하락과 소비 부진 등으로 디플레이션 심리가 전화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로다 총재는 "디플레이션이라는 만성 질환을 완전히 치료하려면 약을 다 먹어야한다"며 "약을 충분히 먹지 않으면 증상이 오히려 악화된다"고 말했다.

    이는 다시 말해 이번 조처로도 처방이 충분하지 않다 판단되면 언제든지 다시 추가 부양책을 꺼내놓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구로다 총재는 질의응답에서도 "BOJ가 추가완화에 나설 수단이 제한적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필요시 정책을 주저 없이 조정할 것이라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BOJ가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년 부양책을 한번 더 내놓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번 정책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 엔화 추락 지속…하락세 가속화될 듯

    이날 구로다 총재의 발언에 엔화는 추가 하락했다.

    구로다 총재는 최근의 엔화 약세와 관련해 엔저는 일본 경제에 긍정적이라고 언급해 엔화 약세 움직임에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달러-엔은 2007년 12월 이후 최고치인 114엔을 돌파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지난 31일로 끝난 한 주간 달러화에 대한 롱포지션은 44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다.

    스코티아 뱅크의 카밀라 수튼은 최근 달러 포지션을 감안할 때 달러화가 추가 상승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여타 국가 간 통화정책의 차이가 더욱 극명해지며 달러화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로다는 엔저가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것이라면 이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부정적 효과보다 크다고 판단했다.

    BNY멜론의 닐 멜로 선임 외환 전략가는 "10여년만에 처음으로 펀더멘털을 근거로 달러를 살 이유가 너무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 드라기, 구로다 때문에 고민 커져

    그러나 엔화 약세가 가속화되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고민도 커질 전망이다.

    이날 유로-엔 역시 구로다 총재의 발언에 143엔을 돌파하며 6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BOJ의 추가 조처로 유로화가 다시 강세 전환될 경우 디플레이션을 억제하려던 드라기의 노력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2%에서 0.8%로 하향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7%에서 1.1%로 내렸으며 물가 전망치도 올해와 내년 각각 0.5%, 0.8%로 수정했다. 이는 ECB가 목표로 설정한 목표치 2%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만약 ECB가 BOJ에 맞먹는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엔 캐리 자금이 유럽으로 유입돼 유로화를 밀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대다수 전문가는 이번 주 열리는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ECB가 추가 조처를 내놓지는 않겠지만 ECB가 추가 조처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는 BOJ의 지난주 조처로 ECB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은 커졌다며 유로-엔 강세로 유럽 수출업체들의 경쟁력이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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