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엔저 대응강도 거세지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일본은행(BOJ)의 전격적인 통화 완화책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도 비전통적 통화정책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글로벌 환율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외환당국 관계자도 당면한 엔저 문제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드러내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엔화 환율과 원화 환율이 동조화돼 움직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엔저 대응방안으로 환변동보험 확대와 관세인하를 추진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주형환 차관의 발언으로 달러-원 환율과 달러-엔 환율의 동조화 현상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이 전일 115엔대 중반으로 급등하며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도 장중 14개월래 최고치인 1,096.80원까지 상승했다. 반면,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50원대를 유지했다. 엔저에 대한 당국의 스탠스가 더욱 강경해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달러화와 달러-엔 환율의 방향이 거의 같아진 셈이다.
외환당국 최고 수장인 최경환 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엔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유로존과 중국의 경기회복세 둔화, 엔저 등으로 대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앞으로 매월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신3저 경제상황에 대해 종합적으로 처리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3저'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언급한 저성장, 저물가, 엔저를 의미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3일 "BOJ의 추가 양적완화가 시장에서 보던 것보다는 빨리 왔다"며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최대 관심사이며, 가장 큰 부분이 아무래도 환율"이라고 우려했다.
엔화 약세에 대한 당국자들의 우려가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7일 "엔저 등 금융시장의 위험 요소를 주시하고 양방향 리스크에 대응한다는 당국의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해외 투자 활성화와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환변동 보험료 인하 등 기 발표된 엔저 대책 이외에 추가 방안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엔저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각국이 경쟁적으로 자국 통화 절하에 나서는 상황에서 우리 당국이 이전처럼 낮은 자세로 관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A은행 외환딜러는 "일본과 유럽이 이미 통화 완화책을 시행하거나 시행 의지를 표명한 상황"이라며 "변동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당국이 관망만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당국이 서울환시에서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 등을 통해 엔저에 대한 간접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엔-원 재정환율도 현 수준에서 쉽게 레벨을 낮추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추정했다.
B은행 딜러도 "엔화 약세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당국의 엔저 대응강도는 강화될 것"이라며 "엔화와 원화의 동조화 발언을 고려하면 단시일 내에 엔-원 재정환율이 100엔당 900원 선을 밑돌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jheo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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