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로 달러-원도 급등…韓경제 충격 과장됐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달러-엔 환율의 급등으로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엔저 공포가 확산했지만, 외환시장 일각에서는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달러-원 환율도 세자릿수 진입을 위협하던 데서 1,100원선부근까지 급등하면서 일부 업종을 제외한 국내 수출업체 전반으로는 오히려 호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또 10일 달러화 상승으로 우리나라의 대외 수지는 더 확대될 수 있고, 원화절하에 따른 가격 유인 상승으로 자본 유출 압력도 둔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엔저에 달러-원 급등…원화도 'QE 효과'
최근 외환시장을 비롯한 국내 금융시장의 관심은 온통 엔저에 맞춰져 있다. 외환당국도 엔화 약세에 원화도 동조화해 움직이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등 엔저 대응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따라 달러-원 환율은 지난주 1,097원선까지 고점을 높였다. 달러화가 올해 1,008원선까지 떨어지는 등 세자릿수 진입을 눈앞에 뒀던 점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달러화가 급등하면서 외환시장 일각에서는 엔저 여파로 한국도 양적완화(QE)와 유사한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계를 넓혀보면 올해 당국은 달러화의 세자릿수 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올해 9월까지 환율변동효과 등을 제외한 외환보유액의 증감을 나타내는 준비자산은 총 240억달러 가까이 늘었다. 이는 지난 2010년 연간 270억달러 가량 증가했던 것과 맞먹는 수치다. 지난 2011년에서 2013년 사이 준비자산은 130~150억달러 증가 수준을 유지했다.
준비자산뿐만 아니라 한국은행의 선물환 매수 포지션은 올해 9월 638억달러 가량으로 사상 최대치까지 확대됐다.
달러화가 세자릿수로 진입하려는 상황에서 당국이 다급하게 방어에 나섰다는 방증이다. 원화 환율 관리 측면에서 보자면 엔저가 오히려 '원군'으로 작용한 셈이다.
◇엔저는 미실현 공포…달러-원 상승은 '즉효'
정부는 엔저의 위험성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지만, 여기에는 가정법이 따라붙는다. 일본 기업이 가격을 낮추는 등 행동의 변화를 보여줄 때 국내 기업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9월 금통위에서 "호전된 수익성을 기반으로 일본 기업들이 공격적 마케팅에 나선다든지, 본격적 단가 인하와 가격경쟁에 나설 경우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앞서 올해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는 엔-원 재정환율이 800원선까지 떨어져도 국내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이 0.35% 하락하는 데 그칠 것이란 계량적 분석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일본 기업의 가격인하 등 행동변화가 실현되면 위협이 되겠지만, 현재까지의 계량적인 통계로는 큰 악영향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달러화의 상승은 우리 기업에 곧바로 이익이 될 수 있다. 우리 기업의 수출대금 결제는 85% 이상 대부분 달러로 이루어진다. 달러화의 상승은 곧바로 원화 기준 이익 증대로 연결된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계량적으로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엔화 변동보다는 원화 변동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며 "최근 달러화 상승이 수출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시장의 한 딜러는 "최근 국제유가 하락 추세에다 원화의 가파른 절하를 고려하면 연말까지 무역수지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며 "엔저로 달러화가 지속적으로 올라야 할 이유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엔저로 달러화가 이미 1,100원선부근까지 급등하면서 오히려 미국 통화정책 변화 등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를 경감시킬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최희남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는 이날 "자금 유출을 걱정하는 것은 기우"라면서 "달러화가 1,100원대에 진입하면 환차익을 생각하고 국내로 들어오는 투자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원화가 가파르게 절하되면서 오히려 장기 투자자의 환차익 기대를 강화해 자본유출 위험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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