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만 보는 서울환시…'디커플링' 조건은>
(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달러-엔 환율에 동조하면서 서울외환시장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원화와 엔화의 동조화(커플링)가 약해질 수 있는 조건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14일 앞으로 나올 경제지표에서 엔저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우려했던 만큼 크지 않음을 확인한다면 온통 달러-엔 환율과 엔-원 재정환율에 쏠렸던 관심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 둔화 우려에도 지난 10월 무역수지는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엔화와의 동조화가 본격화된 11월 이후의 경제지표에서도 수출이 크게 부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면 엔화 동조화의 근거는 약해진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엔-원 환율 하락이 우리 경제에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며 "무역수지나 기업실적이 좋게 나온다면 동조화의 힘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다만 "이런 재료들이 단기간에 나오기는 어려우며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전일 기자간담회에서 엔저로 인해 한국 기업이 일본 기업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전체 수출이 위협을 받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일본하고만 비교하면 자동차와 기계, 철강 등 경쟁이 심한 업종의 경쟁력은 다소 약화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원화도 달러에 대해 상당한 약세를 보였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의 수출가격경쟁력은 불리해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달러-엔과 달러화에 대한 이익실현이 본격화할 경우에도 동조화가 약해질 수 있다.
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최근 역외 투자자들이 최소한 적극적으로 매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달러화가 달러-엔과 같이 가고 있지만, 만약 역외가 달러화를 팔기 시작해도 동조화가 지금처럼 강할 지에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동조화 기간이 아직 짧아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달러화와 달러-엔의 동조화는 서울환시에서 거의 유일한 재료로 인식되고 있다. 달러화는 엔-원 재정환율 100엔당 950원선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
원화와 엔화의 동조화는 전에도 있었던 현상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주형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비롯해 고위 당국자들의 우려 섞인 발언이 더해지면서 동조화 정도가 심해졌다.
엔-원 환율은 당분간 하락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달러-엔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일본이 2차 소비세 인상을 연기하고 의회를 해산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앞으로도 경기부양을 위한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한 외국계 은행 딜러는 "현재 시장이 주목하는 엔-원 재정환율 수준이 950원선이었지만, 얼마 전만 해도 970원선이었다"고 지적하며 "기준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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