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자산국 전환…내수 부진의 외화내빈 그림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대외자산이 대외부채보다 많은 순자산국으로 전환됐다. 지표상으로 대외건전성이 개선됐다는 의미다.
그러나 내수부진에 따른 해외투자 확대, 저금리 현상에 따른 국내투자 메리트 약화 등 순자산국의 이면에는 한국경제의 초라한 자화상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자금 유출입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대외투자(대외금융자산)은 1조515억달러, 외국인투자(대외금융부채)는 1조288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순국제투자잔액은 227억달러로 집계됐다.
대외투자는 우리나라가 외국에, 외국인투자는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금액을 뜻한다. 대외투자가 외국인투자보다 많은 것은 1994년 통계작성 이후 처음이다.
이상현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우리나라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투자 자산국으로 전환했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른 신흥국과는 달리 경상수지가 늘고 대외적으로 어려움을 잘 극복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고 평가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 매력이 줄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해외를 찾은 영향이 작용했다고 해석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 아래로 떨어진 데다 기준금리 인하로 채권금리도 사상 최저로 떨어진 결과라는 뜻이다. 더욱이 달러-원 환율이 오르게 되면 외국인은 환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자금을 회수하고 싶은 욕구를 느낄 수밖에 없다.
공동락 한화투자증권 채권연구원은 "대외투자가 늘었다면 우리나라가 자산 축적을 많이 하면서 기업이든 가계든 자산의 사이즈가 커졌다는 게 기본일 것"이라며 "이런 과정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국경이 붕괴하고 국내 투자자들이 접할 수 있는 금융상품의 종류가 많아지면서 대외투자가 늘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투자처의 기대 수익률이 많이 낮아지고 저금리다 보니 외국인이 덜 찾고 국내에서도 해외로 투자를 많이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분기 자금흐름상 우리나라 대외투자는 257억달러 늘었다. 이 중에서 직접투자가 66억달러, 해외채권 투자가 53억달러였다. 반면, 외국인의 우리나라 투자는 17억달러 증가에 그쳤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부터 더욱 심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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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환율이 급변하면 국내에서 자금유출이 확산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대만의 사례만 보더라도 기금의 해외투자 비중이 60% 수준인데 우리나라는 현재 7%에 머무는 상태다"며 "결국 살아남으려면 중국이든 다른 신흥국으로 투자 기반을 넓혀야 하기 때문에 투자의 글로벌화는 지속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환율전쟁이 시작되면서 정책의 핵심변수와 시장의 관심사 모두 환율에 쏠리게 될 것"이라며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면 한국이 글로벌 현금인출기(ATM) 노릇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처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고 안정성에도 아직은 이상이 없다고 진단했다. 이 팀장은 "지금은 금융성 대출뿐만 아니라 금융자산 쪽으로 다양하게 벌어들인 수익을 활용해야 한다"며 "자금이탈이라기보다 효율적 활용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금융기관의 해외투자도 안전자산 위주로 되고 있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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