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윤재근 한국산업은행 트레이딩부장은 "적어도 내년 초반까지는 대외적인 정책변수가 달러-원 환율을 포함해 글로벌 외환시장 움직임을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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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근 부장은 11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달러-원 환율에 있어서 펀더멘털 분석이 먹히는 시기가 아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유럽 및 일본의 양적 완화 대응 등 주요국의 정책변수가 글로벌 환시는 물론 달러-원 환율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세계적으로 디플레이션과 전쟁하는 상황에서 최근 유가 하락이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울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주요국에서 양적 완화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자칫 글로벌 통화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원화가 엔화와 다른 길을 가겠지만, 당분간 엔저에 따라 달러-원 환율도 1,100원 위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윤 부장은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에 대해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역할도 중요하다고 본다"며 "전체 거래량의 10% 정도는 기본으로 맡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새로운 역할도 이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원-위안화 시장은 현물환만으로 활성화하기에는 부족한 만큼 선물환시장을 육성해야 하며, 이를 연계할 수 있는 단기자금시장도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위안화 환위험관리를 위해 선물환과 통화옵션을 준비하고 있고 기업들에도 소개하고 있다"며 "통화옵션의 관건은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볼'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인데, 실무적인 차원에서 리스크관리부서와 논의도 마쳤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윤 부장과의 일문일답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이 개설됐다. 산은은 어떻게 준비를 했나.
▲원-위안화 직거래를 전담하는 외환딜러를 별도로 두고 있다. 메인딜러가 한 명이고, 보조딜러도 한 명 뒀다. 기존 팀인력 전체로는 충원이 이뤄지지 않아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정부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인력증원도 추진하고 있다. 달러-원과 달러-위안 등을 보면서 원-위안 재정거래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특히 산은은 일반은행과 달리 정책업무를 추진하는 은행이라는 점에서, 전체 거래량의 10% 정도는 기본이다. 시장 상황을 보면서 정책금융기관으로 역할도 해야 한다고 본다.
--이제 시작한 단계이긴 하지만,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대세인 것 같은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거래량은 당초 기대보다 많은 것 같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려면 고객거래라는 기반이 있어야 한다. 대중국 무역규모에 비해 현재 결재통화에서 위안화의 비중도 작다. 결재비중을 높여야 거래에 대한 수요도 생길 수 있다. 현물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의 경우 스펙거래도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는데.
▲사실상 스펙거래가 불가능하다. 원-위안화 거래는 달러-원과 원-위안으로 복제할 수 있고, 큰 움직임도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결국,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헤지 수요를 키워야 한다. 원-위안화에서 대고객거래가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위안화 직거래시장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 보완할 부분이 있다면.
▲현물환과 함께 선물환시장도 키워야 하고, 연장선에서 단기자금시장과도 육성해야 한다. 은행 딜림룸 입장에서는 선물환과 단기자금이 연결된다. 외화자금도 함께 거래하면서 시장을 키워야 한다. 당국도 선물환이나 자금시장 등 거래기반을 넓히는 차원에서 정책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파생상품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는 데 산은이 준비하는 분야는.
▲위안화 환위험관리를 위해 선물환과 통화옵션을 준비하고 있고 기업들에도 소개하고 있다. 그동안 준비를 많이 했다. 통화옵션의 관건은 옵션에서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볼'을 얼마나 합리적으로 평가하느냐이다. 이 부분에 대해 리스크관리 부서와 논의해 실제로 거래할 수 있는 준비까지 마친 상태다. 현재 고객들에게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수요만 있으면 거래할 예정이다.
-- 내년 국제금융시장 환경은 어떻게 보나.
▲지금은 펀더멘털 분석이 먹히는 때가 아니다. 펀더멘털만 보면 원화가 강세를 보여야 한다.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는 데다 국제유가도 떨어지고 있다. 펀더멘털이 주된 팩트가 아니라는 반증이다. 지금은 정책리스크의 시기로, 정책적인 변수가 시장을 좌우되는 시기다. 전 세계적으로 디플레이션이랑 싸우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양적완화가 확대될 여지도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를 놓고 내년 3월이라는 이야기가 많은데, 빨리 올리기 어렵다고 본다. 엔저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중국도 금리 인하로 방어하고 있다. 글로벌 통화전쟁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본다.
--주요국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통화완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인가.
▲일본의 경우 경제회복을 위해 순차적으로 통화정책, 재정정책, 구조개혁 등을 펴기로 했다. EU도 그렇지만 일본은 재정 적자로 재정확대에도 한계가 있다. 구조개혁이 더욱 어렵다고 본다면 결국 첫 번째 수단인 통화완화에 더욱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 그 부작용으로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것이다. 이런 흐름이 내년도 환율 전망을 어렵게 만들고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도 내년도 외환시장에 대해 전망을 한다면.
▲내년은 정말 어렵다. 내년 초까지는 지금과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래서 달러-원 환율에 달러-엔이 중요하다. 중간 중간 이익실현 매물이 나오겠지만, 결국 달러-엔 환율은 상승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갈 것이고, 원화는 일정부분 달러-엔을 따라 올라갈 수밖에 없다.
--환율 수준으로는 이야기한다면.
▲시장에서는 내년 상반기나 3월까지 대략 1,100원에서 1,150원 정도로 예측하는 분위기다. 정책적인 측면에서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당분간은 1,100원 위에서 머물 가능성이 크다. 물론 길게 보면 원화는 엔화와 달리 펀더멘털에 수렴하면서 강세를 보이면서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