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JP모건체이스는 내년에는 환율 방향성보다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이 제대로 정착되려면 무역결제는 물론 자본거래가 보다 활성화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성희 JP모건체이스은행 서울지점장은 1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초기에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에 대해 비관론이 있었던 게 사실이나, 가야 할 길이 정해졌고,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은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홍콩의 역외 위안화(CNH) 시장을 롤모델로 삼아 무역금융을 확대하고, 다음 단계로 자본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관련 마켓메이커뿐 아니라 기업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정부의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초기에는 위안화 거래 등으로 늘어나는 외환관련 리스크에 대해 은행이나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적인 지원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지점장은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을 계기로 달러-원 거래량이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며, 오히려 국내 외환시장이 더욱 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기업들의 관심 여부가 관건이 되겠지만, 앞으로 위안화 직거래시장이 커지면 이에 대한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자연스럽게 스와프나 선물환, 옵션 등 파생상품에 대한 수요도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성희 지점장은 내년에는 달러-원 환율은 물론 원-위안화 환율에 있어서도 방향성보다는 변동성 확대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율 변동성이 눈덩이처럼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달러-원 환율도 글로벌 달러 강세와 엔저를 반영해 가파르게 올랐지만, 언제까지고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다. 환율의 상승 및 하락 여지가 모두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은행이나 딜러들의 입장에서는 환율 변동성 확대가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수출입업체들은 환율이 적절한 수준에 왔을 때 환헤지 등 리스크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이성희 지점장과 일문일답
--위안화 직거래 준비는 어느 정도 됐나.
▲담당 딜러와 시스템 정비가 모두 마무리된 상태에서 거래하고 있다. 다만, 외국계은행의 여건상 인원에 제한이 있다. 이렇다 보니 기존 달러-원 스팟 데스크에서 원-위안을 함께 커버하고 있다.
--위안화 직거래시장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당초 위안화 직거래에 대해서 비관론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가야 할 길은 정해졌다. 두 통화 간 재정환율이 각 통화의 변동성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고 본다. 과거 엔-원 시장이 실패했던 가장 큰 이유는 원화 변동성이 엔화 변동성을 못 따라갔기 때문이다. 당시 달러-엔은 변동성이 매우 큰 시장이었는데, 달러-원 시장은 변동폭이 작았다.
현재 상황을 보면 원-위안 직거래에서 위안화 변동성이 매우 작다. 신흥국 통화 중 가장 변동성이 작다. 아무래도 중국은 관리변동환율제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결국 원-위안 직거래에서 리스크는 달러-원 리스크와 관련이 크기 때문에 딜러들이 아무래도 편하게 임할 수 있을 것이다. 발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원-위안 직거래시장이 장기적으로 정착하려면 어떤 과제가 남았다고 보나.
▲은행간 직거래시장이 있다고 시장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롤모델로 삼을만한 시장은 홍콩의 역외 위안화(CNH) 시장이다. 우리나라 직거래시장이 홍콩에 준하는 단계로 가려면 결국 기본적인 무역금융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기업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정부의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무역거래의 다음 단계로는 규모가 더 큰 자본거래가 있다. 자본거래가 활성화돼야 완벽한 시장이 된다. 이를 위해 기업체들의 위안화예금이 저변에 깔려야 한다. 국내에서 돈을 빌리고 빌려줄 수 있는 위안화 유동성이 생겨야 하고, 그다음에 자본거래 시장이 생기는 것이다.
-정부에서 무역결제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기업들이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기업들이 기존에는 달러-원 리스크 하나만 신경쓰면 됐지만, 위안화 결제를 하려면 원-위안만의 리스크가 아니라 달러-원과 달러-위안의 리스크를 동시에 신경써야 한다. 기업이나 은행이나 달러화나 위안화를 보유하려면 그에 뒤따르는 인센티브, 유인이 있어야 한다. 위안화는 금리가 높은 대신 환리스크가 커질 것이다. 제도적으로 은행이나 기업에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지 하는 부분이 과제이기도 하다. 이런 부분은 은행의 힘만으로는 다소 어려운 측면이다.
--일부에서는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으로 달러-원 시장이 유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향할지는 쉽게 전망하기 어렵다. 은행 입장에서는 한 딜러가 기존 달러-원 거래와 비슷한 규모의 원-위안 거래를 한다면 리스크가 더 커지므로 리스크를 줄이려 할 것이다. 아무래도 조직의 리스크관리 측면에서는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에 마이너스일 순 있다. 또 인력이 풍부하지 않으면 달러-원 거래를 맡았던 딜러가 원-위안도 맡으면서 거래량이 줄어드는 영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원-위안 거래가 이뤄지다가 달러-원과 달러-위안 등 두 거래로 나눠서 하게 될 수도 있다. 오히려 달러-원 시장이 더 커지는 계기가 될수 있다. 근본적으로 위안화 직거래가 생긴다고 달러-원 거래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위안화 금융상품이 나와야 한다는 말도 있다. 어떻게 보나.
▲은행들은 대부분 준비를 하고 있다. 문제는 기업들이 관심이 있는지, 직접 거래할 기업이 있는지의 문제다. 기업들이 원하면 은행은 기본적인 파생상품인 위안화 선물환, 옵션, 스와프 거래를 당장이라도 할 수 있다. 위안화 결제비중이 정부의 예상대로 10~20%까지 확대된다면 그만큼 기업체들의 위안화 리스크가 커지고, 리스크를 헤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툴이 스와프나 선물환 등 파생상품이다. 시장이 성숙하면 파생상품에 대한 수요도 자연스럽게 생길 것으로 본다.
--내년 외환시장에서 유의해야 할 리스크가 있다면.
▲달러-원이나 원-위안이나 모두 향후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 매년 예상치 못했던 리스크가 불거진다. 예를 들면 올해는 일본의 갑작스러운 양적 완화 확대였다. 올해 3분기까지 변동성이 매우 낮았고 여름에는 환율이 매우 좁은 범위에 갇혀 있었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는다고 해서 안정된 것은 아니다. 언젠가 튀기 위한 준비라고 봐야 한다. 균형의 한쪽은 시간이 지나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딜러 입장에서는 레인지가 지속된다면 오히려 겁이 난다.
--대외적인 리스크로 달러-원 환율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나.
▲올해 환율이 세자릿수로 간다는 예상이 많았지만 일본의 양적 완화 등 예상 밖의 이벤트가 나오면서 환율이 급등했다. 환율 방향성보다는 변동성이 눈덩이처럼 점점 더 커지는 모습이다. 달러-원 환율이 글로벌달러 강세와 엔저를 반영해 가파르게 올랐지만, 언제까지고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다. 환율이 다시 하락할 시점이 오겠지만 문제는 고점으로 가는 과정 중 어느 지점에 있는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앞으로 환율 상승과 하락 여지가 모두 크기 때문에 변동성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환율 변동성 확대를 강조했는데, 이에 대한 대응방안은.
▲물론 은행이나 딜러들의 입장에서는 환율 변동성 확대가 기회가 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은행 차원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다만 환율이 출렁이면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어려운 부분이 생긴다. 수출업체나 수입업체 모두 환율이 적절한 수준에 왔다고 판단했을 때 환헤지 등 리스크관리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한쪽으로 환율이 움직일 전망하면 자칫 환헤지에 게을러질 수 있고, 이런 부분이 일상화되면 환율 변동성이 커질 때 리스크를 키우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대외적으로 미국 금리인상 등 이벤트 리스크에 대해 평가해 달라.
▲지금까지 알려진 리스크로는 미국 금리 인상, 중국 경기 연착륙 여부, 유로존의 공격적인 양적 완화 여부 등이 있다. 이들은 알려진 리스크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실제 자금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영향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정책 결정이 나오면 최근에는 결과가 예상대로였더라도 시장이 워낙 긴장해있다 보니 '뉴스에 팔자'는 모습보다는 영향이 그대로 유지된다. 후속조치를 기대하고 시장이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풀었던 유동성을 거둬들이고 금리를 정상화하는 두 가지 과제가 있다. 전례 없는 정책이었기 때문에 갈 길이 요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