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안전자산' 굳히기…대외불안에 '독야청청'>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오진우 기자 = 최근 러시아를 비롯한 신흥국 금융불안으로 원화가치가 강해지면서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고 있다. 또 금융불안 정도가 약해지면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 금융불안에도 원화 나홀로 강세
신흥국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면 어김없이 약세를 면하지 못했던 과거 원화의 움직임과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원화가 안전자산이 엔화를 추종하면서 나타나는 측면도 있지만, 원화가 안전자산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진단도 힘을 얻고 있다.
19일 연합인포맥스의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2116번)를 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원화는 달러화에 대해 2.00% 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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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루블화가 폭락하면서 대부분 신흥국 통화들도 일제히 약세를 보인 기간이다. 이 시기에 루블화 환율은 지난달 25일 달러당 40루블대 중반에서 16일 장중 달러당 80루블에 육박하는 등 거의 2배 가까이 상승했다.
더욱이 원화 강세폭이 신흥국 통화는 물론 선진국 통화에 비해서도 더욱 컸다.
원화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 2.00% 절상되는 동안 엔화는 1.14% 절상되는 데 그쳤다. 스위스프랑과 유로화도 각각 0.46%와 0.31% 절상됐다.
반면 러시아와 함께 신흥국을 대표하는 브라질 헤알화의 가치는 7.68%나 곤두박질했다. 또 말레이시아 링깃화와 호주달러도 각각 4.01%와 3.66% 절하됐다. 이 밖에도 태국 바트화와 싱가포르 달러화 등도 크지는 않았지만 소폭 약세를 보였다.
◇ 원화 안전자산지위 강화되나
신흥국 불안에도 원화가 오히려 몸값을 높이고 있는 것은 금융시장에서 원화가 안전자산으로서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러시아 우려에도 서울외환시장에서 역외세력들이 원화를 매도하고 달러화를 사는 형태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원화가 안전자산에 준하는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한국의 부도 위험을 반영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러시아발 금융불안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과거 외환위기 당시와 비교해 한국의 펀더멘털이 개선된 데다 당국의 대응능력도 개선됐다"며 "외환보유액이나 단기외채비중 등을 봐도 신흥국 금융불안에 원화가 크게 흔들릴 이유는 없다"고 진단했다.
외국계은행 딜러도 "러시아발 외환위기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역대 최대 수준이고, 외환보유액도 11월 말 현재 3천631억달러로 적지 않다"며 "펀더멘털 측면에서 안전자산으로 지위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신흥국 금융불안에 마냥 자유롭지는 못하겠지만, 원화가 과거처럼 신흥국 통화와 동일시될 이유는 없으며, 환율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금융불안에 유독 탄탄
한국과 다른 신흥국의 펀더멘털 차이를 인정하더라도, 최근 러시아발 금융불안기에 나타나고 있는 원화 강세는 다른 성격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시중은행 다른 딜러는 "최근 달러-원 환율하락은 그동안 상승에 대한 조정과 달러-엔 연동장세에서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라며 "신흥국 통화와 원화의 디커플링은 달러-원이 달러-엔을 추정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측면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신흥국 불안이 지속되면 원화도 신흥국 통화의 움직임에 동조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금융불안이 유가 하락에서 촉발된 게 원화 몸값을 높였다는 지적도 있다.
시중은행 또 다른 딜러는 "러시아 금융불안은 국제유가 하락 때문이며, 신흥국 중에서 통화절하에 시달리는 국가들도 주로 원유수출국"이라며 "반면 한국은 원유수입국으로서 국제유가 하락시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소득증가, 경상수지 흑자폭 확대 등 어떤 형태로든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신흥국 금융불안과 달리 국제유가 하락으로 촉발된 금융불안이 원화의 차별성이 부각시키고, 원화도 상대적으로 강세를 연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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