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전면적 양적완화에 나섰지만,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중장기적으로 크게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23일 ECB의 양적완화가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달러 강세를 이끌며 달러화 상승 요인이 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하락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계 자금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ECB는 지난 22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오는 3월부터 매월 600억유로 규모의 국채 등을 매입하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기준금리와 예금금리, 한계대출금리는 현행 0.05%, -0.20%, 0.03%로 동결됐다.
유로를 사용하지 않는 다른 유럽 국가들은 이미 ECB의 양적완화에 대한 대응에 나선 상태다.
스위스중앙은행(SNB)은 스위스프랑의 환율 하한선을 폐지했고, 덴마크 중앙은행은 ECB 발표 90분 후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35%로 인하했다. 유럽지역의 전반적인 통화완화기조가 빠르게 확산된 셈이다.
이 같은 유럽지역 전반의 통화완화로 유럽계 자금의 국내 유입이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중이다. 단순히 기준금리 차이만을 놓고 봐도 자금 유입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두 차례의 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인 2.0%로 낮춘 바 있다. 하지만, 유럽 주요국의 마이너스(-) 금리와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기준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A은행의 외환딜러는 "유럽지역 국가들의 마이너스 금리를 고려하면 우리나라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며 "금리 차이에 따른 유럽계 자금 유입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ECB의 양적완화로 금융시장에 공급된 유동성이 다른 지역으로 전이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로의 자금 유입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ECB 결정이 중장기적으로는 서울환시에서 달러화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CB의 양적완화가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달러화에 중장기 하락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B은행의 외환딜러는 "ECB의 양적완화가 글로벌 리스크 온(RIsk on) 심리를 확산시킬 경우 서울환시에서 달러화에는 또 다른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유럽계 자금 유입 가능성을 고려하면 달러화 하락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C은행의 외환딜러도 "ECB 결정 이후 주식시장으로의 유럽계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유로화 약세로 글로벌 달러 강세가 지속돼도 달러화가 당분간 빠르게 레벨을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