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환율전쟁…한국 '서부전선 이상없나'>
  • 일시 : 2015-01-27 14:02:58
  • <유럽발 환율전쟁…한국 '서부전선 이상없나'>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우리나라 외환 당국이 유로화 약세에도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로존에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이를 방어하려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로 유로화 가치가 곤두박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 당국이 엔화 약세와 이에 따른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 악화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으나, ECB의 양적 완화로 촉발된 유로화 약세가 한국 수출전선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 유로화 곤두박질…올해 유로-원 환율 130원 급락

    27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유로당 1.1240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유로화가 단기급락에 따른 매수로 전일보다 소폭 상승했으나, 지난 2003년 이후 거의 11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ECB의 양적완화 조치로 유로화가 미국 달러화에 약세를 전개하는 가운데 그리스와 러시아 등 유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유로화 가치를 더욱 끌어내리기 때문이다.

    유로화가 곤두박질하면서 유로-원 재정환율도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유로-원 환율은 전일에는 1유로당 1,200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지난 2006년 이후 8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더욱이 유로-원 재정환율의 하락속도도 가팔라지고 있다. 유로-원 환율은 지난해 말 1,330원에 비해 1개월이 채 안 되는 사이에 무려 130원 곤두박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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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환율전쟁에 한국 가격경쟁력 악화

    그만큼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글로벌 환율전쟁과 유로화 약세가 맞물려 한국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ECB의 양적완화로 유로 캐리자금 유입에 따른 원화 강세압력과 유로화 약세가 맞물려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외환정책을 엔화와 원화의 동조화에 초점을 맞췄으나, 이제는 유로화 약세까지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재환 대우증권 이코노미스트는 "ECB의 양적완화가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문제는 환율"이라며 "유로화 약세가 진행된 점을 고려하면 유럽경제가 개선돼도 한국의 수출에는 오히려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유로화가 급격히 절한된 이후 유럽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떨어졌다"며 "결국 원화의 경쟁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12.5% 정도로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 유럽과 경쟁심화 vs 상대적 경합도 떨어져

    유로화가 약세를 이어가면 유럽업체와 경쟁강도가 심하고 유럽에 대한 매출비중이 높은 기업을 위주로 수출둔화가 현실화될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스트레지스트는 "ECB의 양적 완화가 유로존 경기 회복으로 이어져 수출기업에 수혜를 줄 수 있지만, 경기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당장은 유로화 약세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업종별로는 자동차와 IT업종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자동차는 러시아 루블화 가치하락과 맞물려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로화 하락에 따른 악영향을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엔화와 달리 유로화의 경우 상대적으로 경합도도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또 자동차업종의 경우에도 현지생산이 많아 유로화 가치하락의 영향이 상쇄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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