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통화스와프 종료…진짜 충격 없을까>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이효지 기자 = 한국과 일본의 자존심 싸움으로 한일 통화스와프 연장이 결국 무산됐다. 혹시나 모를 외환위기 국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2의 외환보유액을 서로 포기한 셈이다.
서울외환시장 전문가들은 16일 한일 통화스와프 연장 불발이 단기적으로 환율 등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혹시나 모를 대외충격이 발생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줄었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 정치이슈로 한일 통화스와프 잔액 '제로'
이번에 만기가 끝나는 한일 통화스와프는 원-달러, 엔-달러 방식의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에 따른 양자 간 통화스와프로, 한국과 일본이 위기 상황에서 상대국 통화를 100억달러까지 바꿔 주도록 한 계약이다.
사실 통화스와프 만기를 앞두고 한일 간 경색된 외교 문제 등을 이유로 연장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했던 게 사실이다.
일본은 한국이 선제적으로 요청하지 않으면 통화스와프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고, 한국은 통화스와프는 쌍방간 협의사항인 만큼 누가 먼저 요청하면 상대국이 이것에 동의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양국은 뾰족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자존심만 내세우다 연장에 실패했다.
한일 통화스와프에 대해서 양국이 절실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엔화가 기축통화국이란 점에서 통화스와프에 대한 필요성이 적은 데다 한국도 외환보유액이 풍부한 데다 대외건전성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한때 700억달러까지 확대됐던 한일 통화스와프 계약규모는 지속적으로 쪼그라들어 결국 '제로' 상태가 됐다.
◇ 환율 등 금융시장에 영향은 '미미'
서울환시 전문가들은 한일 통화스와프가 연장되지 못해 아쉬운 점은 있지만, 금융시장에 영향을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3천600억달러대로 늘어난 데다 외화유동성도 나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외환시장의 안전성이나 건전성 측면에서 서울환시가 과거에 비해 안정적이라는 자신감이 아니겠느냐"며 "지금 통화스와프를 굳이 확대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엔화가 안전통화이긴 하지만, 최근에는 통화가치가 꾸준하게 떨어지고 있다"며 "아시아에서 통화스와프 파트너를 찾는다면 오히려 엔화보다 위안화가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일 통화스와프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통화스와프 연장 여부 자체가 달러-원 환율 등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며 "다만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나은 정도"라고 평가했다.
◇ 미국 달러, 엔화 등 기축통화 통화스와프 '제로'
결국, 정치적인 이슈가 통화스와프 연장에 장애물이 된 셈이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 2012년 독도문제로 같은 해 10월 만기도래한 570억달러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고, 2013년 7월에도 만기를 맞은 30억달러가 그대로 중단한 바 있다.
이와 달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다른 국가들은 통화스와프 계약 확대를 외환안전망 확충에 중요한 대안으로 접근하고 있다.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외환보유액과 경상수지 흑자규모, 단기외채 등 한국의 펀더멘털이 여러 측면에서 개선됐다"면서도 "그러나 한일 관계를 개선하고 대외충격 발생시 방어망으로 통화스와프를 활용할 수 있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의 입장에서 기축통화국인 미국 및 일본과 통화스와프 체결이 전혀 없다는 점이 금융위기 재발시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이 일본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종료하기 합의함에 따라 현재 한국의 통화스와프 잔액은 CMIM 다자 간 통화스와프 외에 중국, UAE, 말레이시아, 호주, 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와 양자 통화스와프 계약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발하면 미국 달러화나 일본 엔화 등 기축통화의 필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 등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을 감안할 때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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