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의 거취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조직 존폐문제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등 금융권 이슈가 되고 있다. 여당 출신인 정희수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이 위원회 차원에서 KIC를 폐지하는 법안을 제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혀 후폭풍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안홍철 사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활동할 당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 고 노무현 대통령과 야당의원들에 대한 비방글을 올해 야당의 거센 반발을 샀다. 야당은 안 사장의 사퇴 없이는 KIC 업무보고를 받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아 작년부터 KIC가 국회에서 업무보고도 못하는 파행을 거듭했다.
정희수 위원장은 23일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KIC에 대한 업무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유감이다"며 "KIC 위탁자금 회수와 폐지 등을 포함해 어떻게 하는 게 바람직한 것인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현재 KIC가 본래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어 여야 간사가 논의했다"면서 "조만간 KIC 폐지법안을 조만간 발의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KIC 폐지법안 추진과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기재위 간사인 윤호중 의원은 "법안이 작성되는 대로 이번 회기 중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가능하면 여야 공동발의로 KIC 폐지법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여당인 새누리당은 KIC에 대한 관리감독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KIC 폐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검토해야 할 사안이 많다는 입장이다.
기재위 여당간사인 강석훈 의원은 KIC 폐지법안 추진과 관련해 "기재위원장이 의견을 개진한 사안이나, 여야 간 합의한 것이 아니다"며 "여러 가지 것을 추가로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재위 차원에서 KIC 폐지론이라는 극약처방까지 제기되면서 안사장의 거취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야당이 지속적으로 사퇴를 요구했음에도 안홍철 사장이 버티기로 일관하는 데다 소관부처인 기획재정부도 뾰족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여당도 야당의 주장에 동조하는 듯한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안홍철 사장의 거취문제가 불거진 이후 KIC의 국회 업무보고는 물론 기재위 업무진행에도 일부 차질이 생기고 있다. 야당의 반발로 사실상 국회에 대한 KIC 업무보고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각종 경제법안을 처리해야 하는 기재위 회의 자체도 수차례 무산되기도 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나서서 여야 합의사항을 존중해 지난해 연말까지 안홍철 KIC 사장의 거취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언급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외적으로 KIC와 같은 국부펀드의 역할이 커지는 데다 국내 투자기관과 비교해 최근 KIC의 투자운용 수익률이 낮지 않다는 점이 변수다. KIC 폐지법안 추진이라는 극약처방이 안 사장에 대한 사퇴 압박용이라는 평가가 제기되는 것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