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옐런, 달러 강세에 '백기'>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내놓은 것은 '달러 강세' 때문으로 풀이된다.
18일(현지시간) 옐런은 '인내심'이라는 문구를 삭제하면서도 금리 인상이 임박하지 않았다는 신호를 줬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는 달러 강세가 주효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작년 12월 이후 미국 경제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이 있다면 바로 달러 강세의 속도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연이은 금리 인하 조처로 달러화는 무역가중치 기준으로 작년 12월 이후 주요 통화에 대해 10%가량 올랐다. 이는 3년 전과 비교하면 28% 오른 것이다.
이러한 달러의 상승세는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와 1980년대 초 Fed가 초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빠르게 금리를 인상했던 때와 맞먹는 속도다.
인플레이션이 Fed의 물가 목표치 2%를 밑도는 상황에서 동반되는 이러한 달러 강세는 수입 물가에 하락 압력을 가해 Fed의 물가 목표치 달성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Fed는 이날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근원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5~1.8%에서 1.3~1.4%로 하향했다.
내년 전망치는 1.7∼2.0%에서 1.5∼1.9%로 각각 낮췄다.
달러 강세는 물가뿐만 아니라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 다국적기업들은 달러 강세로 해외 수익이 타격을 입을 수 있으며, 미국 수출품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수출 증가에도 타격을 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옐런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달러 강세는 강한 미국 경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언급하면서도 달러 강세가 미국의 수출과 인플레이션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옐런은 "수출 증가세가 약화했다. 아마도 달러 강세가 한 이유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강달러는 적어도 일시적으로 수입 물가를 떨어뜨리며 현 시점에서 인플레이션을 아래로 밀어 내린다"고 말했다.
이날 Fed는 물가 전망치와 함께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했다.
Fed는 이날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3~2.7%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2.6~3.0%보다 낮아진 것이다.
내년 전망치도 2.5∼3.0%에서 2.3∼2.7%로, 2017년은 2.3∼2.5%에서 2.0∼2.4%로 각각 조정됐다.
그러나 달러 강세가 미국의 물가와 성장 전망에만 영향을 준 것이 아니다.
빠른 달러 강세가 신흥국에는 제2의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 우려를 촉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로 신흥국 금융시장이 또다시 불안정해질 위험이 있다며 제2의 '테이퍼 탠트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미국 이외 비은행권이 보유한 달러화 표시 신용의 규모는 2007년 말 5조3천억달러에서 작년 2분기 말 9조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이들이 갚아야 할 빚이 급격히 늘어남을 시사한다.
세계적인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회장은 미국의 섣부른 금리 인상이 1937년식의 증시 폭락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전 세계에 또 다른 금융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는 결국 옐런의 발목을 잡았을 것으로 보인다.
Fed는 이번 회의에서도 금리 인상에 앞서 '국제적 변화(international developments)'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정보를 검토하겠다고 명시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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