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IB 참여…국제금융질서에 급물살>
  • 일시 : 2015-03-27 14:29:33
  • <한국 AIIB 참여…국제금융질서에 급물살>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한국이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기로 선언하면서, 그동안 미국이 주도했던 국제금융질서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AIIB 출범을 토대로 앞으로 아시아를 넘어 국제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 그동안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WB)을 토대로 군림해왔던 미국 중심의 금융질서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전문가들은 27일 중국 주도의 AIIB를 계기로 중장기적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다원화가 예상된다면서, 앞으로 전통적인 우방국가인 미국과 새로 부상하는 중국 사이에서 우리나라의 실리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특히 이들은 창립멤버로서 AIIB 실무스텝에 국내 금융인력을 최대한 늘리고, 앞으로 동북아지역의 개발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이 과정에서 국내금융기관의 투자기회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미국 중심의 국제금융질서에 변화

    AIIB 설립은 IMF와 WB를 축으로 국제금융질서를 주도한 미국에 중국이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IMF와 WB에서 각각 17.69%와 17.21%의 지분율을 보유하면서 사실상 거부권을 갖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도 15.6%의 지분율로 일본의 15.7%와 버금가는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IMF와 WB에서는 물론 ADB에서도 미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결국 AIIB에서의 막대한 지분율을 근거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중국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최필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팀장은 "개발은행에서 WB는 미국에 의해, ADB는 미국과 일본에 의해 의사가 결정되는 게 사실"이라며 "중국이 AIIB를 만든 것은 미국의 영향에서 벗어나겠다는 숨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경제관료는 "WB와 ADB의 개발자금의 주된 공급처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이다 보니 중국은 글로벌 G2로 부상했음에도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며 "중국이 경제력과 자본의 힘을 토대로 미국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AIIB를 추진했고 결과가 서서히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동맹국들인 영국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국가들이 잇따라 AIIB 참여를 선언한 것은 중국의 파워, 중국자본의 파워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며 "앞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는 불가피해졌다"고 추정했다.

    사실 우리나라 정부가 AIIB 가입을 앞두고 잠시 주저했던 것도 국제금융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염려하는 미국의 반대를 의식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이 추진하는 위안화의 국제화에 유럽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앞다퉈 나서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국제금융실장은 "자본시장 개방 등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위안화 직거래에 아시아는 물론 유럽이 발벗고 나서고 있다"며 "위안화, 그리고 중국이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할 것이란 기대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 나라가 AIIB에 참여의사를 밝힌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추정했다.

    ◇ 실리극대화 전략…비즈니스 기회 찾아야

    경제전문가들은 그동안 AIIB 참여를 놓고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주저했던 게 불가피했다면서도, 정부가 공식적으로 참여를 선언한 만큼 앞으로는 실리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찾는데 전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승호 실장은 "아시아지역의 인프라개발을 위한 자금수요가 꾸준한 만큼 한국도 AIIB 참여를 계기로 실리를 챙기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AIIB는 그동안 미국이 주도했던 WB 및 ADB와 경쟁 관계도 있지만, 보완관계가 될 수도 있다"며 "미국과 중국으로 대표되는 양 체제에 끼었다고 주저하기보다 양쪽과 모두 손잡고 한국에 도움되는 적극적인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ADB는 동북아 프로젝트에 부정적인 측면이 있었고, 한국으로서도 지분율만큼 얻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AIIB에서는 프로젝트에서 소외됐던 동북아가 주목받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특히 한국이 창립멤버로 참여함으로써 동북아도 주도한 투자처가 될 수 있게 됐다"며 "남북러, 중북러 등 다자간 개발이슈가 부각되면서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고, 다양한 투자기회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IIB에 대한 한국의 지분율 문제를 넘어서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AIIB에서의 한국 실무진 확대와 투자과정에서 국내기업과 금융기관의 투자기회를 늘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만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AIIB의 지분구조는 공식적인 합의에 따라 정해지는 만큼 앞으로 포지션닝은 비즈니스 기회를 어떻게 만들까에 맞춰야 한다"며 "먼저 창립멤버로서 실무진에서 한국인력의 비율을 늘려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일본의 불참으로 한국, 홍콩, 중국 등의 금융인력들이 실무진으로 구성될 텐데, 다른 국제기구와 달리 최대한 한국의 인력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 연구위원은 이어 "실물 비즈니스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앞으로 추진될 도로와 항만, 철도 등 프로젝트별로 안정성과 수익성을 점검하고, 이를 토대로 국내 금융기관들이 펀딩에 참여해 투자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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